1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 주장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북한이 작년 9월과 지난 4일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자 국방부는 “군의 작전이 아니다”라며 민간 무인기 가능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간 무인기가)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군경 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그다음 날 김여정은 “본질은 행위자가 군부냐 민간이냐에 있지 않다”며 “윤가든 이가든 우리에겐 똑같은 도발”이라고 했다. 국방부가 도발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김여정은 “그나마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무인기 침투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다. 작년 9월에는 조용했던 북한이 제9차 당 대회 직전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 이를 밝힌 것은 도발 명분을 위한 의도일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방부는 무인기 출처 등에 대한 조사도 없이 “우리가 보낸 적 없다”고 밝히고, 대통령은 민간 무인기 가능성을 ‘중대 범죄’라고 했다. 일방적 북한의 주장 때문에 갑자기 우리 국민들이 수사 대상이 됐다. 김여정이 “그나마 현명” 운운하며 우리 군을 조롱할 빌미를 주었다.
북한은 무인기 문제에 대해 비난할 자격도 없다. 북은 2014년 이후 확인된 것만 최소 10여 차례 무인기 도발을 했다. 2017년 강원도 인제에 추락했던 북 무인기에선 성주 사드기지 등을 촬영한 사진 551장이 발견됐다. 청와대 상공을 찍은 사진까지 나왔지만 북한은 자신의 소행임을 인정한 적이 없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12월 북은 무인기 5대를 서울 일대에 침투시켰고, 이 중 1대는 대통령실 주변 비행금지구역까지 침범했다.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북한의 무인기 도발을 규탄하기보다 정부가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충격적 안보 참사”라며 내각 개편과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 도발은 북한이 했는데 북한 규탄보다 군과 정부 비판이 먼저였다. 그랬던 이 대통령이 이제 민간을 겨냥해 “중대 범죄”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남북 대화를 강조하면서 “우리가 오랜 시간 북한에 군사적 공격 행위를 해 북한이 불안해했을 것”이라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끊임없이 자행된 무력 도발이나 무인기 침투 모두 북한이 먼저 했다. 이 대통령은 북에 우리 국민이 억류돼 있다는 것도, 북한 주민은 인터넷을 쓸 수 없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북한과 대화를 하려면 사실부터 정확히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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