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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2년째 ‘소득 3만 달러 덫’ 갇힌 만성 저성장국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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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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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환산한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지난해 0.3% 감소하며 3만6107달러로 내려갔다. 22년 만에 대만(3만8748달러)에 역전당했고, 2023년 추월에 성공했던 일본과의 격차는 줄어들었다. 작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1400원대를 돌파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잠재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만큼 심각한 구조적 저성장 영향이 크다.

한국은 1994년 1만달러 벽을 돌파한 뒤 11년 만인 2005년 2만달러, 그 9년 만인 2014년 3만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이후 12년간 3만달러대의 덫에 갇혀 있다. 반면 한국처럼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고 인구 5000만명 이상인 ‘3050클럽’의 선진국 6곳은 3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올라서는 데 평균 4년도 걸리지 않았다. 영국이 2년, 일본·프랑스·이탈리아가 3년, 독일이 4년 만에 4만달러의 벽을 돌파했다. 대만도 2021년 3만달러를 돌파한 지 5년 만인 올해 4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만 유독 만성적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잠재 성장률 추락의 원인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 저출생·고령화와 낮은 생산성, 과도한 규제로 인한 기업 위축, 노동시장 경직성, 분배에 치중한 재정 운용 등 전문가들이 수도 없이 지적해 온 문제들이다. 저출생·고령화 같은 구조적 요인은 단기간에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노란봉투법·주 52시간제처럼 반기업 규제를 걷어내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공급하기 위한 교육 개혁도 시급하다.

그러나 역대 정권은 기득권층의 반발이 두려워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구조 개혁을 계속 미뤄 왔다. 그사이 2000년대 초반 5%대에 이르던 잠재 성장률은 1%대 후반까지 추락했다. 성장을 중시하겠다는 이재명 정부도 노동·규제 개혁엔 소극적이다. 인기 없는 구조 개혁보다 재정 확장을 통한 돈 풀기 같은 단기 처방이나 노란봉투법 같은 노조 편향의 포퓰리즘 입법에 치우쳐 있다.

이 대통령은 2026년을 “잠재 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구조 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면 어떤 성장 전략도 공허한 구호가 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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