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야
그냥, 이라는 말을 ‘아프다’로 듣는다
그럭저럭 지낸다는 ‘외롭다’로 받아 적는다
새벽은 궁리가 많아
그냥, 이라는 말을 ‘아프다’로 듣는다
그럭저럭 지낸다는 ‘외롭다’로 받아 적는다
새벽은 궁리가 많아
의역을 자주 한다
-김진숙(1967~)
잠이 깬 새벽에는 혼자 예상하고, 이리저리 따져보고, 앞질러 건너짚고 그러면서 속을 태운다. 겨울밤의 궁리는 실타래에서 풀려나오는 가늘고 흰 실처럼 길고 길다. 끊어지지 않는다. 몸을 뒤척뒤척하면서 누군가 했던 말을 곱씹는다. 들었던 말 그 문면(文面)보다 더 뜻을 짐작해 공연히 심란하고, 또 마음을 더 써 염려를 한다. 시인은 이러한 헤아림을 ‘의역’이라고 표현했는데, 대개는 자질구레한 걱정일 경우가 많지만, 의역은 사람의 내면 공간을 둥그렇고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든다.
이종형 시인은 김진숙 시인의 시에 대해 “밤을 건너온 눈물의 문장”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시의 언어가 “물방울 속에 있다”고 했다. 시인이 최근에 펴낸 시집을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밤에 읽고 있으니 정말이지 그런 문장이 곳곳에 있다. “어머니 생각나는 밤/ 달을 자주 읽어요”라고 쓴 시구나 “조금 더 다정해질 때까지/ 나를 꼬옥 눌러 본다”라고 쓴 대목이 그 일례이다. 눈물에 젖은 문장은 공감과 이해의 문장이다.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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