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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칼럼] 美 국방전략 변화와 한·미 동맹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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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도태평양 우선 기조 변화
서반구 지역 안정이 美 국익 명시
마두로 구금 군사작전 실행 옮겨
북핵 대응 등 안보태세 고민 절실
지난 연말, 미국 내에서 향후 국방전략 방향에 대한 상반되는 논의들이 동시에 제기되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초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서를 들 수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직후 자신들의 안보전략 문서들을 공표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트럼프 제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는 2017년 자신의 제1기 전략서를 포함한 이전 행정부의 전략서들과 비교하여 사뭇 다른 정세 평가와 그에 기반한 안보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전 전략서들에서는 중국 및 러시아, 이란 및 북한을 미국의 이익에 도전하고 글로벌 안보 질서를 수정하려 하는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전략서에는 타이완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중국,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그리고 핵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 등에 대한 위협 인식 표명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이 전략서는 더 이상 글로벌 안보 태세에 대한 부담을 단독으로 짊어져 온 탈냉전시대 이후의 정책 방향은 더 이상 미국의 국가이익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미국이 집중해야 할 지역은 전통적으로 중시되어 온 유럽이나 인도태평양 지역보다는 서반구 지역임을 강조하고, 서반구 지역의 안정적인 정치 유지와 불법 이민 유입 방지가 우선적인 미국의 국가이익이라고 선언한다. 이전 문서들에서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가 강조되어 왔으나, 새로운 전략서에서는 동맹국들에 대한 국방예산 증대와 역할 분담이 강조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한국과 일본 등의 동맹국들이 소위 제1도련 및 제2도련선 방어를 위한 능력 강화와 부담을 확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가 공표된 직후인 12월 15일부터 22일에 걸쳐 뉴욕타임스는 7회에 걸쳐 미국의 군대가 재창조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특집기사를 연재하였다. 편집국 공동 제언의 형태로 게재된 이 논설들에서, 뉴욕타임스는 1990년대 이후 미국 군사능력이 쇠퇴 일로를 걸어왔다고 진단한다. 피스톨 등 기본화기, 수상함정과 잠수함 등 해상전력, 미사일 등의 유도무기들이 방위산업체에 대한 지원 부족, 국방부(전쟁부) 내의 획득 절차 복잡성, 국방예산 편성 과정에서 출신지역 산업 발전 및 고용을 우선시하는 의원들의 개입 등에 의해 계획 대비 획득이나 배치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해군 함정의 규모는 중국에 비해 380척 대 290여척으로 수적 열세에 처하게 되었고, 이미 600기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한 중국에 비해 미국은 실전 배치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자평한다. 결론적으로 뉴욕타임스 편집진은 냉전기에 미국이 소련에 맞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들을 되살려, 트럼프 행정부도 대학에 대한 과학기술 지원 재개, 전임 대통령들이 일관되게 추진한 안보정책의 발전적인 계승, 민주주의를 공유한 동맹국들과의 연대 유지를 통해 신냉전 시대의 안보환경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이 같은 상이한 국방전략론이 논쟁 구도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전략서에서 제시된 매뉴얼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트럼프 행정부는 전격적으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하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 내에 구금하는 군사작전을 단행하였다. 서반구의 정치안정을 제일 우선적인 외교안보 이익으로 설정한 국가안보전략서상의 기조를 실제 구현한 것이다. 그린란드 영유권에 대한 주장도 재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국가들과의 직접적 대결 가능성을 회피하는 새로운 세력권 형성 전략의 발로인지, 아니면 유라시아 대국들 주변부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해가려는 21세기형 거부전략 일환인지 아직은 가름할 길이 없다. 다만 향후 서반구 지역의 안정을 위해 군사력을 포함한 미국 안보자원 상당 부분이 투입될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태세 구축에 대한 미국의 자원 투입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안보질서에 대한 미국의 국방전략 우선순위가 변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북핵 대응을 포함하여 한반도 안보태세 견지를 위한 한·미 동맹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이 절실해 보인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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