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기고]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께, 묻습니다

경향신문
원문보기
“시행령이 교섭권을 보장한다고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해 12월29일 서울고용노동청 3층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야 할 연말연시를 농성장에서 보냈습니다. 15일째 농성 중입니다. 그만큼 노동조합법 개정은 비정규직의 삶에 절박한 문제입니다.

2025년 8월24일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그날 본회의장에는 노조법 개정을 위해 투쟁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있었습니다. 노조법 통과가 선포된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본회의 통과 한 달 전인 7월25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면담했습니다. 김 장관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고, 이재명 정부의 첫 노동부 장관으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노조법 2조 개정은 단순히 비정규직노조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넘어 지난 수십년 동안 유지한 교섭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하지만 11월25일 발표된 노동부 시행령은 충격이었습니다. 근본적 변화가 아니라 교섭을 막는 장벽을 세웠습니다. 개정법의 부족한 구멍을 메꾸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입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시행령은 노동위원회 결정, 법원의 판결보다 후퇴한 내용입니다. 노동부 시행령은 기업 단위에 적용하고 있는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기업을 넘어서 비정규직노조와 원청의 단체교섭에도 적용하겠다고 합니다. 비정규직노조가 정규직노조와 경쟁해서 정규직노조보다 조합원이 더 많아야 원청과 교섭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비정규직노조가 원청과 교섭을 하는데, 왜 정규직노조와 경쟁해야 합니까?

노동부는 이런 질문에 엉뚱한 말만 합니다. “교섭단위 분리하면 됩니다.” 교섭단위 분리가 만병통치약인 듯 말합니다. 설사 노동위원회에서 교섭단위 분리를 결정해도 사측이 소송으로 시간을 끌면 몇년이 걸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노동부 시행령은 또 하나의 악법이 될 것입니다. 20년 투쟁해 만든 법안이 노동부의 손바닥 안에서 무력화되고, 왜곡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김영훈 장관께 묻습니다.


“7월25일 만남에서 한 약속은 어디로 갔습니까?”

장관은 교섭창구 단일화와 교섭단위 분리로 교섭권을 온전히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진심입니까? 법률 전문가들의 반대 의견은 왜 무시합니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어린 투쟁으로 만든 노조법 2조 개정의 헌법적 가치를 왜 부정합니까?

원청과 실질적인 교섭이 이뤄져야 합니다. 원청과의 교섭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노동부의 역할입니다. 노동부의 시행령을 폐기해야 합니다. 원청과의 교섭을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려운 일로 만들지 마십시오. 노동부는 시행령 공표를 서두를 것이 아니라, 개정법의 시행을 약속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때까지 결코 이 투쟁을 멈출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목소리는 1100만 비정규직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시민 모두의 노동권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서울고용노동청 농성장에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차헌호,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서재유, 쿠팡물류센터지회 홍익표, 자동차판매연대지회 김선영,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김병선,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이상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 GM부품물류지회 주장훈.

차헌호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차헌호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차헌호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한일 문화 교류
    한일 문화 교류
  2. 2최강록 흑백요리사2 우승
    최강록 흑백요리사2 우승
  3. 3김종국 쿠팡 개인정보 유출
    김종국 쿠팡 개인정보 유출
  4. 4김병기 공천헌금 의혹
    김병기 공천헌금 의혹
  5. 5한동훈 제명 재고
    한동훈 제명 재고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