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12·3 내란 사건 결심 공판에 윤석열, 김용현 등 7명의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
지난 9일 결심을 열기로 한 12·3 내란 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은 윤석열 일당의 ‘시간 끌기’로 인해 파행으로 끝났다. 나라를 위기에 빠뜨려 놓고도 단 한마디 사죄와 반성도 없더니 재판까지 막장으로 만들려 한 것이다. 내란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라는 국민을 대놓고 조롱했다. 국민의 인내심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9일 공판에서 김용현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국회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연상시키는 행태를 보였다. 이날 공판은 증거조사와 검찰 구형, 피고인 최후 변론 순서로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증거조사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절차인데, 변호인들은 무려 8시간 동안 증거와 별로 상관없는 궤변만 늘어놨다. 이들은 특검의 ‘윤석열 피고인’ 호칭을 문제 삼는가 하면, “검사들은 비상계엄이 내란이냐는 주장을 스스로 생각해낼 수준이 안 된다”는 등 인신공격을 해댔다. 심지어 비상계엄을 저지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황당한 주장도 했다. 변론이 아니라 사실상 ‘깽판’을 부린 것이다. 윤석열 피고인은 간간이 웃으면서 지켜봤다.
지귀연 재판장은 ‘절차적 만족감’ 운운하며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아무리 피고인의 방어권을 존중한다 해도 예정된 결심이 미뤄지는 사태까지 방관하는 건 재판장의 소송지휘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김용현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지난 주말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해야 할 임무를 완수해 감사와 기쁨이 가득하다”며 재판 방해 의도가 있었음을 실토했다. 또 “지귀연이 우리 편이냐? 절대 아니다”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누가 판단하냐. 판사놈이 판단하냐”며 재판부를 조롱했다. 재판장이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변호인들이 깔보는 게 아닌가.
지 재판장은 더 이상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말기 바란다. 사법부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에 처한 현실이 안 보이는가. 13일 속개될 공판은 우리가 익히 아는 재판다운 재판으로 진행돼야 한다. 12·3 내란은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민생을 파탄 직전에 이르게 한 국가적 위기였다. 그동안 재판에서 공개된 각종 증거는 윤석열과 정권 핵심 인사들이 헌법수호 의무를 내팽개치고 어떻게 국민을 배신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들을 단죄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내란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조은석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합당한 법정형을 구형해 법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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