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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물리보안시장의 재도약, 피지컬 AI의 글로벌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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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반의 혁신과 사회적 변화를 촉진했을 뿐 아니라, 물리보안 시장에서도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컴퓨터비전 기반 영상분석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딥러닝·생성형 AI의 고도화로 인해 기존 방식이 빠르게 대체되며 기술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특히 2022년 11월 말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물리보안은 단순 '감시·탐지' 중심에서 '상황 이해·의사결정·자동화'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는 계기를 맞았고, 그 결과 물리 영역에서 AI가 인지·추론·행동을 결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핵심이 되고 있다.

2025년 11월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발표한 '2025년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물리보안시장은 11조원 규모의 실적을 보여주고 있으며, 보안용 카메라, 저장장치, 출입통제, 감시장비 등과 출동보안, 영상보안 등의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해외시장을 살펴보면, 2025년 12월에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발표한 전 세계 물리 보안 시장 규모는 2025년 1208억달러이며, 2032년까지 196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중 북미의 점유율은 45%로 예상된다.

물리 보안 시장, 출처: fortun business insighs 홈페이지, December 22, 2025

물리 보안 시장, 출처: fortun business insighs 홈페이지, December 22, 2025


물리보안시장은 국내·해외 시장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 산업으로서의 의미 또한 매우 크다. 한국 기업들은 지난 수십년간 영상감시 장비와 통합관제 등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선도해 왔으며, 특히 2000년대에는 아날로그 카메라, 저장장치, 영상관제 제품을 네트워크 중심의 제품 출시로 국내외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제조사로서의 존재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은 중국 제조사의 대량생산 기반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우위로 한국 제조사들은 수익성과 시장 점유 측면에서 전반적인 약세를 보여 왔으며, 하드웨어 중심 경쟁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술 차별화를 통한 재도약에 힘써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AI와 결합한 지능형 제품을 넘어 눈의 역할이 필요한 드론, 로봇, 자동차 등 피지컬 AI로 산업으로의 확장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져서 제조업 중심의 산업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글로벌 물리보안 시장에 있어 중요한 사항은 바로 기술주권(technology sovereignty)이라고 생각된다. 기술주권은 국가경제와 국민복지를 위해 필요한 기술을 주권적 의지에 따라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을 말한다. 이는 핵심 전략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조역량이 있을 때 확보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이제 반도체를 넘어 데이터가 흐르는 모든 물리적 인프라로 확장됐으며, 물리보안 장비는 단순한 하드웨어(HW)가 아니라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는 중국산 부품과 장비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현재 불행하게도 미국을 포함한 서구권에 발생한 거대한 '제조의 공백'은 우려를 넘어 위기로 다가왔다. AI 모델(소프트웨어·SW)을 물리적 세계에서 구현할 HW 제조기반이 이미 붕괴되거나 공동화(hollow-out)된 상태로 보인다.

AI는 육체가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SW라도 물리적 세상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카메라, 센서, 로봇, 엣지 디바이스 등과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제조 파트너'로서 대한민국이 대안으로 부상하기에 충분하다.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통신, 전자제품 등 물리보안의 역량을 모두 갖춘 제조 강국이기 때문이다.

2026년 1월,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대한민국 물리보안산업이 마주한 현실과 가능성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는 투박한 CCTV나 육중한 철제 게이트, 출입통제 단말기 등은 존재하지 않으며, AI와 로봇, 6G 네트워크 등 지능형 물리보안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선, 산업의 근본적 정의가 바뀌었다는 명백한 선언으로 보인다. 물리보안은 이제 범죄를 예방하는 방범의 의미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안전을 위해 능동적으로 판단하며, 로봇을 운영하여 인간과 공존하며 AI 도시, 물류, 국방, 제조 등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선보인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는 우리의 상상을 현실로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생각된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신뢰할 수 있는 제조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며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한국 제조기업이 고려할 사항에 대해 몇가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AI 기반 분석·예측 및 대응 시스템으로 확장해야 한다. 기존 솔루션이 사건을 탐지하거나 경보를 울리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영상과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실시간 자동대응까지 수행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또 안전한 도시구현, 공항, 발전소 등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산업별로 특화된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둘째, 초저지연 6G 기반의 엣지 컴퓨팅 제품으로 확장해야 한다. 저궤도위성을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2025년 12월 한국 통신시장에 공식적으로 승인됐으며, 향후 본격적인 위성을 통한 서비스로 시장은 확대될 것이다. 이는 그동안 음영지역으로 관리의 한계가 있었던 건물, 산, 바다 등으로의 확장을 의미하며, 중앙관제와 더불어 현장에서 즉시 판단하는 구조를 갖게 될 것이다. 카메라, 로봇, 드론 등은 단순 센서가 아니라 AI 기능을 탑재한 엣지장비로 재탄생해 우리의 실생활의 안전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며, 경찰청이 추진하고 있는 과학치안 산업에도 확장될 수 있다.


셋째, 로봇 기반의 물리보안 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 CES 2026에서 보듯 로봇의 기능적 완성도는 한층 높아졌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또,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사례 역시 증가세이며, 특히 제조, 물류, 산업단지, 도시 등에서 실시간 순찰, 시설점검, 위험물 감지, 긴급 상황 대응 등 로봇 기반 서비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로봇은 단순 디바이스 판매뿐 아니라 운영 서비스가 결합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물리보안 기업이 지속성장 가능한 수익구조로 전환할 기회로 보이며,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에게 막대한 경쟁우위를 가져다 줄 것이다.

넷째, 사이버 물리보안(Cyber Physical Security)으로 확장해야 한다. 스마트 도시, 공장, 물류, 국방 등 주요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전통적 물리보안 기업은 여전히 사이버보안 역량이 부족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이버 물리 융합 보안은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기에 이에 대한 준비를 통한 전략적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표준 주도와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물리보안 기업의 재도약과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변화와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AI의 등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현실을 대한민국 정부 조달체계는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 보인다. 이는 단순히 행정의 비효율을 넘어 국가 AI 경쟁력에도, 그리고 물리보안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AI의 기술변화를 실시간 반영하기 위한 입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의 조달 시스템으로 구매해 현장에 적용되는 제품은 규격인증 등을 포함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기술의 혁신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융합한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 구매체계와 현장의 요구를 수용해 실시간 기술을 적용해 구축하는 시범적인 도입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기술기반 창업기업들의 참여를 증대하고 창의적인 SW를 수요기관이 도입해 현장 적용할 수 있도록 실증사업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와 제조 역량,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AI 정책 등 훌륭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 우리 물리보안 기업들이 이 토양 위에서 AI가 융합된 카메라, 저장장치, 영상관제, 로봇, 드론, 다양한 이동수단 등을 통해 전 세계의 물리보안 시장을 선도했듯이 AI 시대의 세계 리더로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

“길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뒤따라 가거나 길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멋진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박광영 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1004pky@ssu.ac.kr

〈필자〉 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이자 AI융합연구원 지역지능화사업단 산학부단장, 지역인재양성협의체 부위원장으로 현재 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한국IT전문가협회 부회장,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중소기업혁신연구원 부원장, 국회 지역소중포럼 산업정책분과위원, 행정안전부 자문위원, 국립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경찰청 치안산업진흥협의회 위원, 서울시, 서초구 스마트도시 정책자문, 구로구 4차산업혁명 자문위원, 한국재난안전산업협회 이사, 한국정보처리학회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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