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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국력을 좀먹는 재판, 무너지는 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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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왜 이토록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는가
대한민국은 지금 한 전직 대통령의 무책임한 권력 행사와 그에 따른 탄핵, 그리고 끝없이 늘어지는 재판 과정 속에서 국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 경제는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히고, 외교 신뢰는 흔들리며, 사회 전반은 피로와 냉소에 잠겨 있다. 이 혼란의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문제의 본질은 이 사태가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한국 정치와 법조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실패를 드러냈다는 데 있다. 선진국의 사례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한다. 미국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이 확산되자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 표결 이전에 스스로 물러났다.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최고 권력자의 도덕적 결함이 확인되는 순간, 정당과 의회가 먼저 정치적 책임을 묻고 퇴장을 정리한다. 사법 판단 이전에 정치적 책임이 작동하며, 국가 운영이 개인의 재판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제도가 움직인다. 이것이 성숙한 민주주의의 상식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달랐다. 권력자의 무도한 결정은 제때 제어되지 못했고, 사후에는 탄핵과 형사재판이 장기화되며 국정 공백과 사회적 갈등을 키웠다. 정치가 책임을 회피한 자리를 사법이 대신 채우면서, 재판은 정의 구현의 장이 아니라 국력을 소모하는 무대가 돼버렸다. 이 사태의 쟁점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자격 없는 대통령을 다시는 뽑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은 정책 기술자가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최고 책임자다. 법률 지식이나 강단 있는 언변보다 앞서는 조건은 도덕성과 양심, 공적 책임감이다. 도와 덕, 즉 올바른 가치와 인간적 품성이 결여된 지도자는 통합이 아니라 분열을 남긴다. 이번 실패는 개인의 무능을 넘어, 이를 걸러내지 못한 선출 시스템과 유권자 판단의 한계까지 포함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면죄부가 아니다. 분노의 투표가 아니라 검증의 선택, 각성된 판단이 필요하다. 법조 엘리트의 책임 역시 무겁다. 대한민국의 법조 시스템은 법 조문과 판례 해석에는 능숙한 인력을 길러냈지만, 정의와 양심을 지탱할 도덕 교육에는 실패해 왔다. 법은 기술이 아니라 윤리의 최소치다. 그럼에도 오늘의 법조계에는 법을 정의의 수단이 아닌 권력의 방패나 지연 전략으로 사용하는 행태가 적지 않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교육과 양성 시스템의 파산이다. 도덕과 양심이 결여된 법조인은 법조인이 아니라 법기술자에 불과하다. 법조인 교육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없이는 사법 신뢰 회복도 공허한 구호에 그칠 것이다. 자본과 로비가 사법을 흔들 수 있다는 ‘유전무죄’의 그림자도 다시 짙어지고 있다. 돈과 인맥이 있으면 재판은 길어지고, 여론은 흐려지며, 책임은 희석된다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법치는 붕괴한다. 법 앞의 평등이 무너질 때 국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힘센 자에게 유리한 게임판으로 전락한다. 이제 이 재판은 한 전직 대통령의 형량을 가르는 문제를 넘어섰다. 대통령 선출 기준을 근본적으로 높이고, 법조인 교육을 인간과 윤리 중심으로 재설계하며, 자본과 사법의 부적절한 결합을 차단하는 제도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선진국은 위기를 통해 제도를 강화했다. 우리는 위기를 방치하며 국력을 소모해 왔다. 대한민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끝없는 재판과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 아니면 이 실패를 국가 개조의 계기로 삼을 것인가. 국력을 좀먹는 소모전은 이제 끝내야 한다. 상식과 원칙이 다시 작동하는 나라, 그 출발점은 책임 있는 선택과 냉정한 자기반성이다. 법 이전에 양심과 도덕이 제자리를 잡을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선진국을 넘어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관련자 8명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관련자 8명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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