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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철강 적극적 사업재편 기대 어려워···정부 주도성 강화해야"

서울경제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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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硏 보고서
"석화·철강·배터리, 죄수의 딜레마 빠져"
"정부, 산업 구조조정 민간→정부 주도형으로"


국책연구원인 산업연구원이 석유화학·철강·배터리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방식을 기존 민간 주도형에서 정부 주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1일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신산업정책의 필요성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철강·배터리 등 주력 산업은 최근 들어 생산력은 유지되지만 가동률은 급락하는 과잉 공급 상황에 직면했다.

구체적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생산능력지수는 2020년 이후 100 이상으로 지속됐으나 가동률은 2021년을 기점으로 수직 하락해 지난해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인 90 이하로 하락했다. 철강·배터리 산업의 가동률은 각각 2016년, 2023년 이후 가동률이 급락하며 심각한 유휴 설비 문제에 봉착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박성근 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력 산업의 가동률 저하는 단순한 수요 감소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내에서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으로 대체되는 구조적 시장 잠식의 결과”라며 “예견된 과잉 공급에도 불구하고 ‘죄수의 딜레마’ 상황으로 인해 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죄수의 딜레마는 각자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선택한 결과 모두가 협력했을 때보다 더 나쁜 결과에 이르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박 책임연구원은 “모든 기업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가 먼저 이를 감행할 유인은 매우 약하고 결과적으로 모두가 과잉 설비를 유지한 채 손실을 감내하는 집합적 비효율 상태가 지속된다”며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수요가 늘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론에 기대 결국 선제 대응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연구진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한다’는 기존 기조를 벗어나 정부가 주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정부는 기업이 자율 구조조정안을 가져올 경우 정부가 금융·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선(先) 민간 자구 노력 후(後) 정부 지원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의 유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 규제, 이해관계 조정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민간 스스로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참여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존의 소극적 승인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선제적으로 사업 재편 대상을 발굴하고 참여를 권고하는 능동적 지원 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공동행위 특례 상시화, 부처 간 원스톱 공동 심사 체계 구축 등 경제 안보 관점에서 산업·경쟁 정책 간 연계와 신속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독과점 판단 시 국내 주요 제조업의 경우 내수 기준으로는 독과점 구조에 가깝지만 글로벌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미미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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