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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충분한데 낮에 왜 졸리지?”…수면시간 말고 놓친 게 있다

동아일보 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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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잠을 잤다고 느껴도 낮 동안 졸음이 반복된다면, 수면 시간이 아니라 수면의 ‘질’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충분히 잠을 잤다고 느껴도 낮 동안 졸음이 반복된다면, 수면 시간이 아니라 수면의 ‘질’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밤에 7~8시간을 잤는데도 오전 회의만 시작되면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점심을 먹고 나면 졸음이 쏟아져 커피를 찾는 일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수면 시간이 아니라 잠의 ‘깊이’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낮 졸림이 단순한 수면 부족이 아니라, 수면 구조가 깨졌다는 신호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충분히 잤다고 느껴도 회복에 필요한 깊은 수면이 줄어들면, 몸은 제대로 쉬지 못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 수면은 ‘시간’이 아니라 ‘구조’다

수면은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렘(REM) 수면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구조다. 이 가운데 서파수면(slow-wave sleep)으로 불리는 깊은 수면은 신체 회복과 뇌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단계로 알려져 있다.

신경생리학 연구를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깊은 수면 단계에서는 뇌 활동이 안정되고, 에너지 회복과 기억 정리, 신체 항상성 유지가 이뤄진다. 이 단계가 줄어들면 총 수면 시간이 같아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

● 스마트폰은 ‘잠드는 시간’보다 ‘잠의 질’을 깎는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보는 습관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단순히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잠든 이후의 수면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학술지에 실린 종합 분석에 따르면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깊은 수면 진입을 방해할 수 있으며, 수면 효율 저하와 연관된 결과가 보고됐다. 해당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의학도서관의 학술 플랫폼 PMC에 공개된 논문이다.


● 국내 연구도 “스마트폰 사용 많을수록 수면 질 저하”

스마트폰 사용과 수면 질의 관계는 국내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한 연구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고, 수면 질 점수가 유의하게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경북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가 2019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이 직접적인 원인인지, 생활 리듬 교란의 지표인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과다 사용과 수면 질 저하의 연관성 자체는 분명히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잠자리에 누운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은 잠드는 시간을 늦출 뿐 아니라, 깊은 수면 진입을 방해해 다음 날 낮 졸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잠자리에 누운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은 잠드는 시간을 늦출 뿐 아니라, 깊은 수면 진입을 방해해 다음 날 낮 졸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낮 졸림은 면역·집중력 저하 신호일 수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단순한 졸림을 넘어 면역 기능과 정서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면과 면역 기능을 다룬 공중보건 자료에서는 수면 질 저하가 감염 취약성 증가,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와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깊은 수면이 줄어들면 신체 회복과 관련된 생리적 과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낮 동안 각성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을 커피나 당분 섭취로 버티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로를 넘어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 ‘더 자라’보다 ‘어떻게 자는지’를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낮 졸림을 느낄 때 무작정 수면 시간을 늘리는 방식은 근본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수면 시간이 충분한데도 피곤하다면,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 유지, 잠들기 전 강한 빛 노출 줄이기, 전자기기 사용 조절 등은 수면 구조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치료나 처방이 아니라,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을 줄이는 접근이다.


잠은 오래 잤는데도 낮이 힘들다면,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회복이 실제로 일어나는 생리 과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낮 졸림이 일상화됐다면 수면 시간을 늘리기보다, 수면의 질과 구조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낮에 졸릴 때 점검해야 할 신호

- 잠은 충분한데 낮에 계속 졸리다
- 아침에 개운하지 않고 멍하다
-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이 잦다
- 커피로 졸음을 버티는 일이 반복된다
- 주말에 몰아서 자도 피로가 남는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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