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컬처의 예언서’로 불리는 미국 TV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이 2026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암울한 미래를 예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신종 독감 확산, 스마트홈의 위협 등 과거 에피소드 속 설정들이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주장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심슨 가족' 시즌 23의 에피소드 ‘그들, 로봇(Them, Robot)’에서는 스프링필드 원자력발전소 사장 번즈가 직원들을 로봇으로 대체하면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호머 심슨만이 로봇 유지 관리를 담당하는 유일한 인간 노동자로 남는다.
이후 호머는 로봇들과 갈등을 빚고 사장 번즈와 함께 도망치다 실업자가 된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뉴욕포스트는 이 장면이 AI 확산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실에서도 AI로 인한 일자리 위협은 가시화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한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향후 10년 안에 미국에서 약 1억 개의 일자리가 AI와 자동화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이후 22~25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AI 관련 산업의 구인 공고는 13% 감소했다.
심슨 가족이 ‘현실을 앞서간’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2년 방영된 에피소드에서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와이어를 달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공연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실제로 레이디 가가는 2017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서 와이어를 타고 공중을 날며 공연을 펼쳤다.
일상 속 필수 웨어러블 기기로 자리 잡은 스마트 워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애플의 스마트워치가 출시되기 훨씬 전인 1995년 방영분에서는 손목형 스마트 기기를 착용한 캐릭터가 등장했다. 이후 애플워치가 실제로 출시됐고, 갤럭시와 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들도 스마트 워치를 잇달아 선보였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도 미리 내다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 공개된 에피소드 ‘미래로 간 바트(Bart to the Future)’에서는 리사 심슨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모진에게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수준으로 삭감된 예산안을 물려받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2017년과 2024년 트럼프의 실제 대통령 당선이 현실이 되자 이 장면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감염병 확산 역시 반복적으로 언급돼 왔다. 1993년 방영된 ‘감옥에 수감된 마지(Marge in Chains)’ 에피소드에서는 일본에서 온 화물 상자 속 바이러스가 스프링필드 전역으로 퍼지며 사회적 혼란이 벌어진다. 이 장면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심슨 가족의 예언이 또 맞았다”는 반응과 함께 재조명됐다. 현재 미국은 30년 만에 가장 높은 독감 감염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뉴욕에서는 단일 주간 기준 최다 입원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기술의 편리함 뒤에 숨은 위험도 심슨 가족의 단골 소재다. 시즌 13의 ‘공포의 나무집 12(Treehouse of Horror XII)’에서는 음성으로 제어되는 스마트홈이 점차 가족을 위협하는 존재로 변한다. 뉴욕포스트는 현재 미국 가정의 80% 이상이 냉장고, 초인종, 로봇청소기 등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해당 에피소드가 기술 의존의 위험성을 앞서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