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0년 상반기 발언을 수록한 '김정일 전집'에서 2000년 6월 첫 남북정상회담의 어록을 싣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연합뉴스가 확인한 김정일 전집 제60권에는 2000년 상반기 김정일의 연설, 담화, 조전 등 54건이 실렸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기간 진행됐던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한 발언은 전혀 실리지 않았다.
남북 정상이 서명한 6·15 공동선언도 수록되지 않았다.
북한 관영매체 설명에 따르면 김정일 전집은 "김정일 동지의 불후의 고전적 노작들을 연대순에 따라 전면적으로 수록"한 책이다.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김정일 발언이 이 책에서 빠진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노선 전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을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한 후 사회 전반의 통일·동족 표현, 기록, 상징물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일련의 '통일·동족 지우기' 조치 속에 남북정상회담 시기를 다룬 김정일 전집 60권은 2024년 6월 61권이 나오고 석 달 후인 9월에야 뒤늦게 발행됐다.
당시 통일부 당국자는 60권의 지각 발행에 대해 "통일·민족 지우기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한 바 있는데,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북한, 김정일전집 제60권 내고 석달 후 제60권 출판 |
다만 남북정상회담이 김정일 전집 60권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책에는 김정일이 2000년 6월 30일 재미 친북 언론인 문명자와 만나 남북정상회담 및 6·15 공동선언에 관해 말한 내용이 담겼다.
김정일이 "나는 그들에게 군사분계선에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데 공동선언의 내용에는 없지만 우리가 모범을 보여 그런 방송을 하지 않겠으니 남에서도 그만두는 것이 어떤가고 했다"고 말한 대목 등이 포함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김정일 전집 60권 지연 발간이나 정상회담을 다룬 방식은 북한이 두 국가 관계 선언과 통일·동족 삭제 조치를 시행하는 가운데 정상회담을 다루는 방식을 고심한 방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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