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테헤란 [로이터 연합뉴스.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에도 반정부 시위가 2주째 격화하는 양상이다.
시위에 가담하면 누구든 사형에 처할 것이라는 엄포에도 시위가 계속되면서 사망·구금자도 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이날 국영 TV에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에 참여하면 누구든 신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는 사형에 해당하는 혐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위대를 도운 사람들도 같은 혐의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국가를 배신하고 외세의 지배를 꾀하는 자들을 지체없이 재판에 넘길 것"이라며 "관용·연민이나 봐주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도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안보 수호는 레드라인"이라며 "현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 군도 "국가 이익과 전략 인프라, 공공재산을 보호할 것"이라며 강경 진압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잇달아 발표된 당국의 성명은 이번 반정부 시위를 불법·안보 위협 행위로 규정해 대응 수위를 더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외신이 확보한 이란 시위대 영상 화면 |
하지만 정부의 위협에도 시위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AFP 등이 입수한 시위 영상에는 시민들이 냄비 등을 두드리며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등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경적을 울리며 지지를 표시하는 차들도 있었다.
당국과 시위대 충돌이 이어지면서 사망·구금자도 늘고 있다.
이란 북서부 지역의 한 의사는 로이터에 전날부터 많은 부상자가 병원에 이송됐다고 전했다. 한 병원에서는 실탄에 맞은 20명이 후송돼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전날 기준 시위대 50명을 포함해 총 6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 집계된 수치보다 3명 더 늘어난 것이다. 노르웨이 인권단체 헹가우에 따르면 2주간 구금된 시위대는 2천500명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시위대 공격으로 이란 법 집행 요원 2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당국이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강화하고 있다는 참담한 보고를 분석 중"이라며 강경 진압으로 사망·부상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지난 8일부터 국제전화·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있어 실제 피해 상황은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는 당국의 인터넷 차단을 겨냥해 "학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작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과 그의 동료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도 통신 차단 조치를 "가장 노골적인 탄압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당국이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한 상태에서 시위대를 더 잔혹하게 진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시내가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며 시위대의 폭력성, 정부군 피해 상황을 집중 부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 앞에서 연설하는 레자 팔레비 |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몰락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의 목표는 도심을 장악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조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비는 최근 SNS를 통해 선동을 주도하면서 이번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에 우려를 표하며 연일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SNS에 "미국은 용감한 이란 국민을 지지한다"고 썼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틀째 시위대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프랑스·영국·독일 정상들도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 당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경제난에서 촉발됐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 응축된 분노가 폭발하면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중심의 이란 신정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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