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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여친 191차례 찌른 살해범, 출소해도 40대" [그해 오늘]

이데일리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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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0대 후반인 가해자가 17년 뒤 출소해도 40대”

2년 전 오늘, 결혼을 약속하고 함께 살던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한 말이다.

결혼할 여자친구인 정혜주(가운데) 씨를 살해한 류모 씨(왼쪽). 오른쪽은 정 씨의 어머니 (사진=연합뉴스)

결혼할 여자친구인 정혜주(가운데) 씨를 살해한 류모 씨(왼쪽). 오른쪽은 정 씨의 어머니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그해 10월 각급 법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190여 차례나 흉기로 찔렀고, 시체가 너무 많이 훼손돼서 경찰, 의사 영안실 담당자 등이 유족에게 ‘시신을 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얘기할 정도였음에도 1심 형량이 너무 낮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젊을수록 교화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지만, 국민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사회에 나오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류모(범행 당시 27세) 씨는 지난 2023년 7월 24일 낮 12시 47분께 강원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 한 아파트에서 동거 중인 정혜주(사망 당시 24세) 씨를 흉기로 191회 찔렀다.

정 씨는 불과 40여 분 전 류 씨에게 ‘잘래’, ‘졸려’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집에서 잠을 청하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류 씨는 정 씨를 살해한 직후인 낮 12시 53분 “제가 여자친구를 죽였어요”, “난도질해서 죽였어요”라며 112에 신고했다. 또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의 작업반장에게도 전화해 “저 너무 힘들어 갖고 여자친구 죽였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6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당최 범행 동기는 알 수 없었다.

류 씨의 엄중 처벌을 바라며 정 씨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유족은 류 씨가 털어놓은 범행 동기에 대해 “가해자의 주장일 뿐”이라며 “도대체 왜 살해한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류 씨는 수사기관에 “층간소음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했다”라거나 “결혼을 앞두고 경제적으로 곤궁해 스트레스가 쌓였고 문득 여자친구를 살해하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순간적으로 실행에 옮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돌연 1심 재판에서 “피해자로부터 ‘정신지체자’라는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정 씨 어머니는 “100번 양보해서 모욕적인 말을 들어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할지라도, 한두 번 찌르는 게 우발적이지”라며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 어머니는 재판 중 진술 내내 흐느끼며 류 씨를 향해 “네가 죗값 달게 받고 나오면 너 용서할게. 제대로 죗값 받고 나와. 벌 달게 받고 나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은 류 씨의 주장이 이해되지 않고 이례적인 범행 동기를 가질 만한 정신질환도 없었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양형에 있어서 검찰이 유족에게 지급한 유족구조금을 류 씨 측이 구상금으로 검찰에 지급한 사정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유족은 당시 ‘모든 구상권은 국가로 한다. 가해자와는 개인 합의를 보지 않겠다’라는 각서를 쓰고 4200만 원을 받았는데, 이 위로금이 구조금으로 바뀌면서 국가가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며 합의금 명목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정 씨 어머니는 “대체 어느 부모가 4200만 원을 받고 아이 목숨을 내주겠냐”라며 “양형에 참작된다는 걸 알았다면 절대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후 당시 부상준 춘천지밥법원장은 국감에서 “국가에서 지급한 유족구조금을 가해자가 구상한 것과 가해자 측에서 피해자에게 직접 공탁금이나 합의금을 지급한 건 달리 평가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당시 김정중 서울중앙지방법원장도 “유족구조금은 관련 법령에 따라 유족에게 주어지는 권리행사인데, 가해자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로 참작된다는 건 모순점이 있다”고 했다.

1심 재판이 끝난 뒤 류 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한 검찰과 류 씨 측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2심 재판부는 류 씨가 정 씨를 살해한 동기를 임의로 단정해서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보다 6년 긴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형량에 대해선 “범행이 매우 끔찍하고 잔인하며,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상황과 동기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결혼을 약속한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한 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기각했다.

2024년 4월 류 씨의 형량이 이같이 확정됐지만 끝내 명확한 범행 동기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정 씨의 어머니는 한 매체를 통해 “살인자라는 딱지를 달고 23년 뒤에, 혹은 가석방으로 조금 더 일찍 사회에 나왔을 때 심리가 지금보다 좋을 리가 없는데 그때는 누가 옆에서 잡아주고, 또 일을 저지르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며 재범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저는 평생 우리 딸이 왜 죽었는지 모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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