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가짜 귀화' 선수들을 기용했다가 발각된 말레이시아 축구계가 대형 위기에 처했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 지도부가 해체되고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우투산'은 8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는 말레이시아 축구에 큰 손해가 될 거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FAM이 FIFA로부터 자격 정지 및 활동 정지 처분을 받을 시 막대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대표팀은 현재 귀화 선수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FIFA가 말레이시아 대표팀으로 귀화한 선수 7명의 시민권 서류가 위조됐음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FIFA에 따르면 FAM은 선수들의 조부모가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것처럼 출생 증명서를 위조했다.
올해 초 7명의 선수 조부모가 페낭과 말라카 등 말레이시아 도시에서 태어났음을 보여주는 출생 증명서를 제출했지만, FIFA 조사 결과 조부모들의 출생 국가도 선수들의 출생 국가와 일치했다. FIFA는 해당 선수들과 FAM에 '위조 및 변조에 관한 제22조' 위반 혐의로 중징계를 내렸다. 특히 선수들은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선수 커리어 자체가 위기에 빠졌다.
말레이시아 측은 곧바로 단순한 행적적 실수일 뿐이라고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FIFA는 FAM은 선수들의 혈통과 관련해 외부 기관으로부터 연락받았으며 문서의 진위 여부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결국 FIFA는 말레이시아가 문제의 선수들을 출전시킨 카보베르데, 싱가포르, 팔레스타인과 A매치 3경기를 모두 0-3 몰수패 처리했다. 그 결과 말레이시아는 FIFA 랭킹에서 22.5점을 잃었고, 순위도 5계단 하락한 121위가 됐다.
A매치 친선경기뿐만 아니라 2027 AFC 아시안컵 최종 예선 경기도 모두 뒤바뀔 수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6월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4-0으로 격파하며 충격을 안겼다. 선발 11명 중 9명이 귀화 선수였고, 서류 조작으로 징계받은 주앙 피게이레두와 로드리고 올가도는 직접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당시 말레이시아의 베트남전 대승은 큰 화제를 모았다. 베트남 내에서는 김상식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질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가짜 귀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도 바뀌었다. 다만 FAM은 현재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한 상태기 때문에 몰수패 선언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말레이시아가 직면한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FIFA는 FAM의 자격을 정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시아골'은 "FIFA와 AFC는 CAS의 판결과 관계없이 개입해 FAM의 운영권을 일시적으로 인수할 권한을 갖고 있다"라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매체는 "첫 번째는 외부 개입이다. FIFA나 AFC가 임시 또는 정상화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새로운 지도부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FAM 집행위원회는 해산된다. 두 번째는 내부 개입이다. FAM 집행위원회가 집단 사임하고, IIC 보고서와 FIFA의 징계 및 항소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IFA의 외부 개입이 현실이 되면 말레이시아의 국제대회 참가도 금지될 전망이다. 과거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쿠웨이트, 브루나이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5년 6월 협회와 정부 간의 국내 리그 참가 자격에 대한 장기적인 분쟁 끝에 FIFA의 제재를 받았다. 당시 인도네시아 정부가 협회의 운영을 정지시켰다. 그러자 FIFA는 제3자의 개입을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2018 월드컵과 2019 아시안컵 예선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는 1년 뒤에야 국제무대에 다시 나설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도 유사한 처지가 될 수 있다. 국내리그는 계속 운영할 수 있지만,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한 모든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이 말레이시아 밖에서 열리는 대회 및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는 것.
윈저 폴 존 AFC 사무총장은 "만약 FAM이 징계를 받는다면 다른 어떤 축구협회와도 교류할 수 없다. 유소년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포함한 국가대표팀의 평가전도 열 수 없다. 심판 같은 관계자들도 말레이시아 밖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이는 어떤 나라도 겪고 싶지 않은, 매우 심각하고 가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FIFA가 임명하는 5인 위원회가 FAM의 운영을 개선하고 행정 전반을 지원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윈저 사무총장은 "그 단체 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되며, 집행위원회처럼 역할한다"라며 "FIFA와 AFC가 업무 권한과 임기를 부여한다. 임기는 3개월·6개월·9개월 또는 그 이상이 될 수 있고, 이는 협회에서 해결해야 할 업무량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윈저 사무총장은 FAM이 해당 사건을 CAS로 끌고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3월로 예상되는 CAS 판결 이후에 추가 조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을 꺾었던 경기 몰수패 여부도 그 뒤에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finekosh@osen.co.kr
[사진] 베트남 축구협회, 시시아골,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