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만 해도 2021년 시즌을 앞두고 김하성(31·애틀랜타)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와 고우석(28·디트로이트)이 나란히 메이저리그 계약에 성공했다. 2025년 시즌을 앞두고는 김혜성(27·LA 다저스)이,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송성문(30·샌디에이고)이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고 차례로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선발 투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계보가 끊겼다는 것이다. 2013년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당시로서는 파란을 일으킨 류현진(한화)의 성공 이후,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인 김광현(SSG)과 양현종(KIA)도 길든 짧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이후로는 선발 투수에 대한 이야기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오히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에서 성공한 외국인 투수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는 양상이다. 메릴 켈리(애리조나), 크리스 플렉센(두산), 에릭 페디,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스카우트된 코디 폰세(토론토), 드류 앤더슨(디트로이트),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3총사가 대표적이다. 이들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아졌다.
선수들은 한국에서 안정적인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기량을 가다듬을 수 있다. 투구 패턴을 완전히 바꿔 다른 투수가 된 끝에 1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페디나 폰세가 대표적이다. 2024년과 2025년 SSG에서 뛴 드류 앤더슨은 8일(한국시간)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KBO리그는) 선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면서 “한국에 가는 순간, 당신은 그 팀의 에이스가 된다”고 비유했다.
그러나 국내 투수들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제자리 걸음에 머물고 있다. 안우진(키움), 문동주(한화)와 같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 선수들도 있지만 류현진 이후 골짜기가 깊은 양상이다. 여기에는 KBO리그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한 몫을 거든다.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 임한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일본프로야구는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의 중간 수준이다”면서 “KBO리그는 더블A 수준에 가깝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평가도 썩 좋지는 않다. ‘팬그래프’의 국제 유망주 스카우팅 자료에 따르면 추후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야마시타 슌페이타(24·오릭스)의 20-80 스케일 종합 점수는 55, 다카하시 히로토(24·주니치)와 이노우에 하루토(25·요미우리)는 50이다. 반대로 문동주(한화)는 40+로 많은 일본 선수들에 뒤처져 있고, 한때 아시아 최고 유망주 중 하나였던 안우진(키움)은 군 복무와 부상 탓에 종합 점수가 35+까지 떨어졌다.
폰세와 앤더슨 등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KBO리그 선수들의 활약상이 더 중요한 건 이와도 연관이 있다. 이들이 좋은 활약을 하면 덩달아 토종 투수들의 가치도 뛰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이 선수들(KBO나 일본에서 메이저리그로 간 선수들)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면 좋은 지표가 나올 것”이라면서 “만약 실패한다면 내년 시장은 조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수출 신화’도 좋지만, ‘제2의 류현진 신화’라면 더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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