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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새로운 것에 대해

머니투데이 혜원구리 신행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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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 구리 신행선원장

혜원 구리 신행선원장



'옷은 새 옷이 좋고 사람은 옛사람이 좋다'는 말이 있듯 우리는 새로운 물건을 좋아한다. 옛사람들의 새 옷 주기는 어떠했을까. 현대에 비해 물자가 몹시 귀한 그 시절의 새 옷이란 최소 1년 단위가 아닐까 싶다. 설빔이라고 해서 설날을 맞이해 특별히 새 옷을 갖춰 입는다는 말이 있듯 새것의 주기가 오늘날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었다. 그 새 옷과 새로운 물건들을 마냥 찬탄해도 될지 무척 고민스러운 요즘이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사용하고 버린 것의 양은 얼마만큼이며 그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득해진다. 양말, 신발, 옷, 전화기, 컴퓨터, 가구, 온갖 일회용품까지 기억과 함께 무책임하게 잊힌 모든 물건에 대해 새삼 죄책감이 피어오른다.

무소유를 각별히 실천하신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새해에 떠올려본다. 그것은 새것에 대한 특별한 느낌과 그것에 대한 무비판적인 추구를 성찰해 보자는 자기 비판적인 마음이기도 하다.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많은 일과 인연, 그리고 특정 상황들을 설레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지금 실존하는 시간과 공간들 주변의 인연들을 따분하게 느끼거나 식상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추구하게 만든다. 불교적으로는 헐떡거리는 마음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그런 힘들이 얽히고설켜 세상은 돌아간다. 그것은 그것대로 가치가 있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가치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는 생각해봄 직하다. 현상과 물질에 중심을 둘 것인가. 아니면 정신과 마음에 둘 것인가.

이런 진부한 논쟁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중심을 두고 현상과 물질은 인연 따라 적절히 중도적으로 대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혹자는 그것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세상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두 중도적으로 흘러간다. 시간과 인연에 따라. 다만 경계할 것은 억지스러움, 부자연스러움, 강제적인 것들이다. 억지로 중간을 지키는 것은 중도가 아니다. 그야말로 중간일 뿐이다.

요즘은 스님들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쓴다. 스마트가 아닌 폰 찾기가 힘들기도 하다. 출가 전 길을 가다 마주친 스님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어린 시절을 지나 스님이 된 지금의 나는 별다른 위화감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지금 사용하는 폰은 3년 정도 됐는데 여전히 성능이 좋다. 가끔 알뜰하게 5년 이상 사용 중인 불자님들을 보면 스님으로서 부끄러울 때도 있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멈출 수 없다. 규모와 사회적 영향력 등에서 기업의 성장과 유지의 당위성을 얻는다. 하지만 기업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냈을 때 버려져야만 하는 기존 것들과 재정적 문제로 갖고 싶으나 가질 수 없는 이들의 정신적 문제들로부터 과연 기업은 책임이 없는가. 자본의 시대에 기업이 그런 것까지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과잉된 생산과 자본을 우선으로 한 기술의 발전은 문제가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당연한 일들이 어쩌면 산업과 자본의 구조적 강요일 경우가 많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바이럴 마케팅의 유행 따라 옷이나 물건을 사고 주기적으로 새 제품이 출시되고 그것에 맞춰 소비의 패턴이 정해진다. 그리고 버려지는 것들은 곧 잊히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한 번쯤은 당연한 것 같은 나의 소비권리를 사유해봐야 한다. 왜 중국은 희토류를 가지고 세계를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나. 그것은 다른 나라가 기술과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엄청난 물이 소비되고 환경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을 오염시키면서 희토류를 생산한다. 오늘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모든 물건은 중진국이나 후진국의 환경이나 노동력의 희생 위에 주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커피 한 잔부터 스마트폰까지 말이다. 새해에는 새것은 적당히 찾고 오래된 것에서 새로운 모습과 의미를 찾아보면 좋겠다. 자연은 스스로 새롭다.

혜원 구리 신행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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