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국, 'Work'(1964). 캔버스에 유채, 130×194cm. /서울시립미술관 |
2026년 미술계는 ‘K 거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영국·이대원·박서보 등 근현대 거장들부터 서도호·구정아 등 동시대 글로벌 스타까지 한국 작가들의 굵직한 개인전이 어느 해보다 많이 열린다. 김윤신·박영숙·이성자 등 1세대 여성 작가들도 활발하게 재조명한다. 해외 작가 중엔 영국 현대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 단연 눈에 띈다.
◇한국 최고의 모더니스트 회고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역대 최대 규모 회고전이 5월 개막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조선일보·유영국미술문화재단과 공동 주최로 열리는 ‘유영국:산은 내 안에 있다’. 형·색·면으로 고향 울진의 높은 산과 깊은 바다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유영국의 작품 세계를 심층 조명한다.
유영국, ‘Work’(1981). 캔버스에 유채, 73×61㎝. /서울시립미술관 |
유영국은 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재발견’됐다. 지난 2023년 미국 뉴욕 페이스갤러리에서 첫 해외 개인전, 이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유럽 첫 개인전이 열렸다. 현지 관람객들은 “원색의 깊이와 풍부한 에너지가 놀랍다”며 감탄했고, 미국 미술 전문 매체인 아트뉴스는 “자연을 미니멀리즘으로 표현한 한국 최고의 모더니스트”라고 극찬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엄격한 기하학적 추상으로 완벽의 경지에 이른 작가”라며 “미공개작을 포함해 그가 천착했던 추상의 세계, 예술가적 태도까지 폭넓게 살피면서 오늘의 관람객과 연결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서도호, ‘네스트(Nest/s·2024)’. 410.1×375.4×2148.7㎝. /국립현대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서도호)·덕수궁(이대원)·과천(박석원)·청주(방혜자) 등 전시관마다 한국 대표 작가를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 설치미술가 서도호 회고전이 기대를 모은다. 이주와 거주, 개인과 공동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서도호 작업 세계를 사상 최대 규모로 조명한다. 김인혜 학예실장은 “대학원 졸업 작품부터 최근 미공개작까지 아우르며 엄청난 양과 질을 자랑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서보, 'Ecriture No. 940106'(1994). 53×65.3cm. /국제갤러리 |
올해 작고 3주기를 맞은 박서보 개인전도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1967년 최초의 연필 묘법 작품부터 2023년 마지막 연작인 신문지 묘법 연작에 이르기까지 50년에 걸친 변화의 궤적을 보여준다.
그래픽=박상훈 |
김윤신, 2024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전경. /호암미술관 |
◇1세대 여성·퀴어 작가의 약진
리움·호암미술관은 한국 여성 작가에 집중했다. 상반기엔 호암미술관에서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첫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91세에 전기톱 들고 나무를 자르는 현역 작가의 70년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하반기엔 리움미술관에서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구정아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시장은 물론 로비와 벽 뒤, 고미술품 사이 등 미술관 곳곳에 작품을 배치해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구정아, ‘랜드 오브 우쓰’ 전시 전경. /리움미술관 |
1세대 여성 사진가 박영숙 개인전도 2월 아라리오 서울에서 열린다. 갤러리현대는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던 여성 작가 이성자 개인전을 11월에 개막한다. 아트선재센터가 주목한 올해의 테마는 ‘퀴어’. 3월 개최하는 대규모 퀴어 미술전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에 국내외 작가 70여 명이 참여한다.
데미안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 백금, 다이아몬드, 인간의 치아. /국립현대미술관 |
◇현대미술 악동이 온다
지난해 역대 최다 관람객(346만명)을 기록한 국립현대미술관은 또 다른 흥행 카드를 내밀었다. ‘현대 미술의 악동’ 데미안 허스트의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라는 기대와 “흥행에만 집중한 상업 전시”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김성희 관장은 “허스트를 시작으로 해외 거장의 대형 전시를 매년 개최할 것”이라며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볼 법한 전시를 국내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길을 국립미술관이 열어야 한다. 허스트가 일관되게 표현한 인간의 죽음, 그걸 극복하려는 욕망, 욕망을 이용하는 자본, 사회 제도를 해체하고 뒤집은 퍼포먼스를 미술관이 재조명하는 것이 현대 미술사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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