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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시베리아 호숫가 이야기[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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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사냥꾼
세라핀 므뉘 글·마리옹 뒤발 그림 | 성미경 옮김
분홍고래 | 40쪽 | 1만8000원

유리는 바이칼 호수에 둘러싸인 시베리아의 어느 마을에 산다. 아빠가 띄운 조각배 위에 강아지와 누워 있거나, 아빠가 모는 오토바이를 타고 눈밭을 달리는 걸 좋아한다. ‘시베리아의 겨울은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내린 눈은 너무나 새하얘서 눈과 마음을 아프게 하죠. 하늘 가득 날아다니던 새들조차 추위를 피해 어딘가로 숨어 버렸어요.’

그렇지만 2500만 살이나 되는 이 호수는 유리를 외롭지 않게 하는 신비한 세상이다. 밤하늘을 비춰 별을 두 배로 만들고, 수정 구슬처럼 투명한 얼음은 기름치, 버들치, 물범 네르파까지 그들이 뭐 하고 노는지 다 보여준다. 물고기 ‘오물’은 아빠 말로는 호수의 정령이 내린 축복이란다. 유리는 물고기의 살에서 별의 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아빠는 낚시하지 않는 날엔 사냥을 간다. 동물이 아니라 얼음을 쫓는다. 호수의 거대한 얼음을 자른 다음 마을의 집들 앞으로 옮겨놓는다. 사람들은 이 얼음을 녹여서 여름이 올 때까지 마시고 씻고 밥을 짓는다.

‘얼음을 베어 내는 일은 고달파요. 눈물이 얼어서 뺨에 진주처럼 맺히죠’ 아빠가 함께 가자고 하는 날이면 유리도 얼음 사냥꾼이 된다. 호숫가에서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아이들을 가끔 보는데 그들은 부랴트족이다. ‘머리를 땋고 털모자를 쓴 여자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의 볼은 그들이 사는 집처럼 동그랗죠. 그 볼을 보면 뽀뽀하고 싶어져요.’ 유리는 언젠가 아빠 대신 얼음 사냥을 하고 그 곁에 이 여자아이가 있는 상상을 한다.

아기 유리를 소중히 감싸안은 아빠, 반려견을 꼭 껴안은 어린이 유리, 각자의 새끼를 품에 안고 잠든 담비, 북극여우, 불곰… 장면 장면만으로도 마음을 ‘사냥’당하는 책이다.

임지영 기자 iimi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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