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동작구의원 전아무개씨가 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인에게 2020년 총선 전 1천만원을 줬다는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구의원이 현금 전달을 사실상 인정했다. 김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과 증거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지만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핵심 피의자들이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메신저에 재가입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나온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대장 박삼현)는 8일 전 동작구 구의원 전아무개씨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출석 과정에서 동행한 전씨의 변호인은 ‘김 의원에게 돈을 준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탄원서 내용에는 1천만원 전달한 게 있지 않으냐”며 “(그 외) 다른 금품 등을 주고받은 건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 쪽에 1천만원을 건넨 사실은 인정한다는 취지였다. 또 다른 전 동작구 구의원 김아무개씨는 김 의원 쪽에 2천만원을 건넸다고 탄원서에서 주장했다.
김 의원과 강선우 의원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최근 김 의원의 전직 보좌직원과 강선우 의원실 전직 사무국장 등 관련자 조사에 치중하고 있지만, 그사이 사건 핵심인물들의 증거 인멸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김 의원이 구의원들로부터 현금을 받거나 돌려줄 때 관여했다는 이아무개 구의원은 최근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강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김경 서울시의원은 미국에 체류 중인데, 전날 밤 텔레그램에 재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대화 내역 삭제를 위해 텔레그램을 한차례 탈퇴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시급히 휴대전화 등의 핵심 증거를 확보해야 하지만 경찰은 아직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주요 증거물을 확보한 뒤 관련자를 불러 의혹을 추궁하는 수사의 기본 패턴과도 한참 거리가 있다. 경찰은 이날 김 시의원의 통신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는데, 통신 기록 보존 기간은 최대 1년이어서,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시점(2022년 4월) 전후의 통신 내역은 경찰이 확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대화, 사진 등 각종 자료가 담긴 휴대전화 확보가 우선 필요한 이유다. 경찰의 늑장 수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려면 기초조사나 기본적인 증거 자료 수집이 필요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엄정하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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