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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 체력에 맞는 정책 설계가 중요한 이유

파이낸셜뉴스 이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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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산업부 기자

이동혁 산업부 기자

코스피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날 증권가에선 "5000도 머지않았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8일 코스피는 장중 4600선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4552.37에 마감했다. 새해 들어 5거래일 연속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랠리를 이끈 주역은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두 기업의 주가는 전년 대비 각각 160%, 286% 급등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가파른 상승은 과거 비트코인·금·나스닥 등 글로벌 자산시장이 급등 후 조정을 겪었던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기업의 체력'과 '정책의 설계'라는 두 축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문제는 현행 제도가 여전히 기업의 '크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확대 등 각종 지배구조 규제를 적용받는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규모 기준 차등규제는 총 343건에 달한다. 상법이 65건으로 가장 많고 유통산업발전법·산업안전보건법·공정거래법 등이 뒤를 잇는다. 산업이나 업종의 특성은 외면한 채 자산 규모라는 일률적인 잣대만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국내 기업에 머물지 않는다. 기술에 수조원을 쏟아붓는 미국 빅테크, 감세와 보조금으로 산업유인을 높이는 유럽 국가들이 그 상대다. 국내 기업 간 형평성에만 초점을 맞춘 규제가 글로벌 경쟁력과 괴리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기업 경영을 사후적으로 처벌하는 방식도 발목을 잡는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50억원 이상 배임 시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제계는 과도한 형벌 완화와 함께 보다 명확한 규제기준을 담은 대체입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정 투자가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경우 배임으로 얽힐 수 있다는 불안은 경영판단 자체를 위축시키는 족쇄가 된다.

코스피 5000은 단순히 도달해야 할 상징적 숫자가 아니라 한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신뢰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랠리가 허상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에 책임을 요구하는 만큼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제도적 숨통을 터줄 필요가 있다. 형평성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시급한 가치는 '경쟁력'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제는 현행 규제가 과연 미래 산업의 경쟁에 적합한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할 시점이다.


movi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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