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이중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 원료의약품 생산을 맡는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리브리반트 SC 제형을 승인하면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 만큼 향후 계약 물량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FDA가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승인한 SC제형 ‘리브리반트 파스프로’의 원료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기로 했다. 다만 수주한 원료의 생산 규모와 공급 국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산 31호 신약인 유한양행(000100)의 ‘렉라자’와 병용 처방되는 리브리반트 SC 제형은 지난달 16일 중국을 시작으로 18일 미국, 22일 일본에서 잇따라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4월 유럽 승인을 포함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3곳에서 모두 허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판매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
리브리반트 파스프로의 원료인 아미반타맙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간 주력해 온 아달리무맙(휴미라 등), 니르세비맙(베이포투스 등)과 달리 이중항체 구조로 설계된 치료제다.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MET)에 동시에 결합해야 해 단일항체 대비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수율 확보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비대칭 이중항체 플랫폼 ‘S-DUAL’을 개발해 결합 성공률 99%를 달성해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이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선호요법’으로 격상되면서 올해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NCCN 가이드라인은 미국 내 항암제 처방 기준으로 세계 주요 암병원의 진료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J&J는 두 의약품 병용요법의 피크 연매출을 최대 50억 달러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정맥주사(IV) 대비 투여 시간이 약 5시간에서 5분으로 크게 단축되고 이상반응 발생률도 낮아, 기존 1차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정확한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J&J가 예상하는 피크 매출이 현재보다 상당히 높은 만큼 최소 구매 수량을 상회하는 추가 생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기술 경쟁력이 수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렉라자의 국내 생산은 유한양행이, 글로벌 생산은 얀센이 담당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 국내 생산 실적은 2021년 98억 원에서 2022년 393억 원, 2023년 1122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도 1058억 원을 기록해 발매 3년 만에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은 글로벌 순매출의 10%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얀센으로부터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렉라자의 급여 범위가 확대된 데다 리브리반트 파스프로 출시로 병용 치료의 환자 접근성이 한층 개선됐다”며 “올해는 양사 모두 생산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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