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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헌금’ 김경, 미국서 휴대폰 초기화 정황···경찰, 통신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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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서울시의원. 김 시의원 페이스북

김경 서울시의원. 김 시의원 페이스북


강선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에게 ‘공천 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미국 체류 중 기존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하고 새로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8일 김 시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출국해 머물고 있는 김 시의원은 지난 7일 텔레그램 계정을 교체했다. 새 텔레그램 계정에는 “새로 가입했다”는 문구가 표시됐고, 기존 계정에는 “탈퇴한 계정”이란 문구가 남았다. 이어 8일에는 김 시의원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계정이 기존 연결자들의 ‘새 친구 목록’에 나타났다. 김 시의원이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도 삭제하고 재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은 탈퇴 재가입할 경우 기존 대화 기록이 삭제된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시의원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통신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영장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통화내역, 문자 메시지, 가입자 정보, 통신사실 확인자료 등을 확보하는 절차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시의원 후보로 공천되는 대가로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 의혹은 2022년 4월21일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던 강 의원이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민주당 의원(전 원내대표)을 찾아가 대책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최근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김 시의원은 경찰이 공천 헌금 관련 고발장을 접수한 지 이틀 만인 지난달 31일 출국했다. 경찰은 같은 날 사건을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나, 김 시의원의 출국 사실은 뒤늦게 파악해 지난 6일에야 ‘입국 시 통보’ 조치를 했다.

김 시의원이 “도피 목적으로 출국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증거 인멸 우려는 커지고 있다. 텔레그램과 카카오톡뿐 아니라 휴대전화 전부를 초기화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의원 지위에 있는 사람이 출국이나 자료 삭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를 리 없다”며 “당이 연루된 사안인 만큼, 주변의 조언을 받아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삭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또 “(경찰이) 고발 접수 직후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하기는 행정 절차상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안은 통상적인 사건과는 성격이 다른 만큼, 조금 더 신경을 썼다면 사건 배당이나 조치가 더 빨리 됐을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시의원에 대한 조사가 늦어지면서 공천 헌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강 의원에 대한 수사 역시 지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일 김 시의원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보관한 것으로 알려진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만 강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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