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메이션 영화 <리틀 아멜리>와 <광장> 포스터. 영화사 진진·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
겨울방학을 맞아 애니메이션 두 편이 연달아 개봉한다. 14일 개봉하는 프랑스 애니메이션 <리틀 아멜리>와 15일 개봉을 앞둔 국산 애니메이션 <광장>이다. 익숙치 않은 공간에서 마주한 삶과 우정을 다룬 두 영화는,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았다. 70분 내외의 러닝타임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리틀 아멜리>의 주인공 ‘아멜리’는 일본에서 태어난 두 살배기 벨기에 소녀다. 아멜리는 자신이 어린 몸에 가둬져 말이나 움직임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를 신으로 여긴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내가 있는 곳에 기쁨이 깃들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멜리는 할머니가 준 ‘화이트 초콜릿’ 한입에 시선과 자아를 가진 어린이로 태어난다. 3살이 가까워지며 걷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아멜리는 가정부인 ‘니시오’와 우정을 쌓고, 모험이 가득한 삶으로 한 발자국 나아간다.
영화 <리틀 아멜리>의 한 장면. 가운데 선 가장 작은아이가 아멜리다. 영화사 진진 제공 |
<리틀 아멜리>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했던 아기가 자신도 보통의 사람임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아이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화면과 플롯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어린 시절의 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리게 한다. 특히나 태어나 처음 맺는 우정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의 연출이 섬세하게 구성되어 있어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영화 <리틀 아멜리>의 한 장면. 영화사 진진 제공 |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그림체로 그려진 영화는 3살이 된 아멜리의 넘치는 상상력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키가 작아 유난히 크고 넓어 보이는 세상이나, 눈앞에 무서운 괴물이 등장한 듯한 상상들도 생생하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이나, 바닷가의 윤슬 등은 계절의 풍광과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가 된다. 동화 같은 화면에 깔리는 음악도 몰입을 돕는다.
영화는 <살인자의 건강법>을 쓴 프랑스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자전적 소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을 원작으로 한다. 벨기에 외교관 아버지를 둔 저자는 1967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약 4살이 될 때까지 살았다.
영화 <광장>의 한 장면. 스웨덴 대사관 서기관 이삭(왼쪽)과 복주.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
<광장>은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서 일하는 서기관 ‘이삭’과 북한의 교통경찰 ‘복주’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인 할머니를 둔 이삭은 한국어 능력이 뛰어난 3년 차 서기관이다. 복주는 북한 내에서 개방적인 장마당 세대로, 이삭의 유일한 친구이자 연인이다. 북한 정부의 삼엄한 감시로 누군가와 술 한잔하기 어려운 이삭은 복주에게 크게 의지하지만, 함께 살 수도 어딘가로 떠날 수도 없는 현실에 갑갑하기만 하다.
이 두 사람을 지켜보는 건 이삭과 함께 근무하는 엘리트 통역관 ‘명준’이다. 대사관에서 일하는 명준은 이삭의 근무 시간 이후 행적을 감시해 보위부에 보고하지만, 이삭과 복주의 밀회는 눈감아준다. 이삭의 스웨덴 복귀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복주가 갑작스레 사라진다. 이삭은 명준에게 복주를 찾아달라는 부탁하고, 명준은 갈등하기 시작한다.
영화 <광장>의 한 장면. 스웨덴 대사관 서기관 이삭(왼쪽)과 명준.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
세 사람은 저마다 불안하고 외롭다. 이삭은 감시가 일상인 북한 사회에 지쳤고, 복주는 이삭과의 사랑이 들킬까 전전긍긍한다. 명준은 이삭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위부에 보고하면서 괴로워한다. 어두운 톤의 거칠고 굵은 선으로 그려진 작화는 인물들의 외로움을 극대화한다. 때문에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물이라기 보단 외로움에 관한 극에 더 가깝다.
특히 찬 바람을 보여주듯 불그죽죽하게 변한 볼이나 거칠게 떨어지는 눈송이들은 차디찬 겨울을 느끼게 한다. 배경인 북한을 보여주기 위해 그린 잿빛 평양 시내의 재현도도 상당히 높다. 다만, 독립제작의 한계로 음악이나 더빙 등 음향의 만듦새에 아쉬움이 남는다.
김보솔 감독은 서면 인터뷰에서 “2016년 접한 한 기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며 “북한에서 3년간 근무한 스웨덴 외교관이 북한에서의 생활이 어땠냐는 질문에 ‘너무 외로웠어요’라고 답한 말에 큰 호기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광장>은 메가박스에서 단독 상영된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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