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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뿐인데" 30대 직장인도 건강 적신호...이유 있었다

머니투데이 정심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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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2026년 새해가 밝아오자 우울감이 증폭됐다. 김씨는 연말연시 혼자 집에 머물렀고, 새해가 됐지만 새로운 목표를 세울 의욕조차 들지 않았다. SNS 속 다른 사람의 행복한 일상을 보면 볼수록 위로가 되기보다 더 큰 고립감이 밀려왔다.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감정이 이어지면서 외로움과 공허함이 깊어졌고,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전 세계적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했다. 외로움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미국 공중서비스 단장 비벡 머시는 장기적 외로움은 하루 담배 15개비를 흡연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가족 규모 축소, 소득 양극화, 환경, 경제 문제 등 사회적 변화에 더해 AI(인공지능) 기술의 보편화, 비대면 환경 확산이 맞물리면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실제로 영국은 2018년 '외로움부' 장관을 임명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사회적 고립은 실제 사회적 접촉이 적은 객관적 상태를 의미하는 반면, 외로움은 개인이 기대하는 사회적 관계와 실제 관계 사이의 불일치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고통이다. 즉, 관계의 수보다 정서적 연결의 부재가 외로움의 핵심이다.

대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영선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외로움은 단순한 기분 문제로 여겨지기 쉽지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와 함께 관찰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적절한 개입 없이 계속되면 정서적 고립이 심해질 수 있어, 조기 관심과 평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로운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해하고, 외로움을 완화하기 위한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게 도움 될 수 있다. 음악 감상이나 독서, 새로운 취미를 배우는 등 스스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것이 정서적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집 안에만 머무르기보다 햇볕이 좋은 날 가볍게 바깥으로 나가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 될 수 있다.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기상과 수면 시간을 유지하고, 타인과의 비교를 유발하는 SNS 콘텐츠는 일시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 외로움 완화에 도움 될 수 있다. 인간관계의 수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는,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정서적 교류가 가능한 사람들과 짧은 안부 메시지나 간단한 통화 등 부담 없는 소통을 이어가는 게 권장된다.


다만 무기력감, 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이유 없는 불안감이나 우울감, 수면장애, 타인과의 관계를 피하려는 경향 등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일시적인 외로움을 넘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유영선 과장은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면 곧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상담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관리, 생활 리듬 조절 등의 개입만으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조기에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만성화를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외로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이를 느낀다고 해서 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며 "혼자 견디기보다 도움을 요청하는 게 정신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새해 시작이 모두에게 설렘으로 다가오는 건 아니다. 외로움은 숨겨야 할 감정이 아니라 돌봄과 도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 유 과장은 "외로움이 일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상담과 평가를 받길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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