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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깜깜이 할당’ 연내 손본다…5G 재할당 앞두고 속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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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범위 관건…일각선 전파법 전면 개정 필요성 주장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연내 주파수 재할당 제도 개선에 나선다. 재할당 대가 산정 방식이 불투명하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사업자들의 문제 제기가 지속되면서다.

관건은 개선 범위다. 업계 일각에선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재할당 뿐 아니라 애초 기준이 되는 경매 기반 주파수 할당 방식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재할당 대가가 결국 기존 할당 대가를 토대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전파법 전면 개정이 요구되기에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제도 개선 의지를 보일지가 변수로 꼽힌다.

◆ 재할당 제도 손질 착수…“예측 가능한 산정 체계 마련해야”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올 상반기 중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함께 주파수 재할당 제도 개선 논의에 착수한다.

그간 정부는 전파법 시행령 ‘별표3’에 따라 할당대가를 산정해왔다. 별표3은 ‘예상 매출액 기준 납부금’과 ‘실제 매출액 기준 납부금’의 합산액을 주파수 할당대가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동일·유사 용도로 과거 할당된 이력이 있을 경우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과기정통부 장관이 재량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재할당 때마다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실제 현장에선 산정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당장 2016년 재할당 당시 SK텔레콤과 KT의 2.1㎓ 대역에는 전파법 시행령 단가와 과거 낙찰 단가의 ‘평균값’이 적용된 반면, 2021년 KT의 1.8㎓ 대역(35㎒폭 중 15㎒폭)은 과거 경매 이력이 있었음에도 SK텔레콤 낙찰가가 기준으로 반영됐다.

여기에 산정 과정이 공개되지 않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2020년 이동통신 3사가 과기정통부를 상대로 재할당 대가 산정 근거 공개를 청구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LTE 재할당에서도 정부는 “예상 매출액·5G 기여도·SA 전환 영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 계산식과 반영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산학계는 이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중장기 투자 계획 수립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국가 네트워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산정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해왔다.


◆ ‘깜깜이 산정’ 벗어나나…투명성 강화가 핵심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해 재할당 대가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설 전망이다. 재할당 대가를 둘러싼 정부와 사업자의 이해관계는 엇갈릴 수밖에 없는 만큼 산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은 재할당 대가 산정 시 ▲기존 할당 대가 ▲주파수 특성·대역폭 ▲이용기간·용도·기술방식 ▲수요 전망 등을 종합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이러한 요소별 반영 기준과 논리를 명확히 공개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예컨대 호주 통신 규제기관 ACMA는 지난해 64쪽 분량의 ‘ESL(Expiring Spectrum Licence)’ 보고서를 통해 향후 재할당 대상 주파수의 가격 범위와 세부 산정 방식까지 정량적으로 공개했다.


각국 경매 단가를 기간·통화·시점에 맞춰 정규화하고 1인당 GDP·통신사 수·인구 밀도 등 시장 특성을 반영해 가중치를 부여한 뒤, 여러 분석 결과에서 공통으로 겹치는 구간만 추려 1년 기준 단가를 도출하고 재할당 시점과 실제 이용기간을 반영해 최종 가격 범위를 제시하는 구조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LTE 재할당에서도 정부와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충돌했지만 결국 명확한 기준 없이 마무리됐다”며 “재할당의 경우 경제적 가치를 예상 매출액으로 평가하되 기존 경매가를 함께 고려하는 원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경매 기반 주파수 할당, 여전히 유효한가 원점 논의 필요성 제기

주파수 이용환경 변화에 맞춰 주파수 할당대가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과거처럼 수요가 과열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자 간 경쟁을 전제로 한 경매제가 여전히 적절한지, 할당대가 수준은 합리적인지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는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모두 납부하는 구조지만 해외는 재할당 대가를 부과하지 않거나 전파사용료만 부과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주파수 이용환경 변화에 맞춰 대가 산정 방식도 다양하게 재설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미국·영국의 경우 기본료를 낮추고 실제 매출에 연동해 대가를 납부하는 실적 기반 사후 정산제를 도입했다. 이는 예측 실패 위험을 정부와 기업이 공동 분담한다는 점에서 투자 부담 완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국내의 경우 주파수 대가가 ICT 기금과 연동된 구조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ICT 기금 수입이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획재정부의 재정 기조가 산정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정부가 할당대가와 대출 등을 통해 기금 부족분을 메워온 사례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재할당 제도만 손보면 과거 낙찰가가 계속 기준이 되는 구조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시장에서의 주파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전파법 전면 개정 전제…“투자 여력 확보 위한 정부 결단 중요”

문제는 이 같은 구조 개편이 모두 전파법 전면 개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2020년 좌초 이후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5G 주파수 추가 할당과 5G 재할당 등 굵직한 과제가 예고돼 있어 정부의 결단 여부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만 넘기자”는 식의 미세 조정으로는 구조 개선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재정 논리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통신사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학계 전문가는 “이제는 재할당의 목적을 ‘세수 확보’가 아니라 ‘투자 여력 확보’에 둬야 한다”며 “정부가 통신사에 최대 대가 납부와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는 결국 기업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프랑스는 2018년 재할당 당시 대가 수입을 포기하는 대신 음영지역 해소 투자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우리도 단기 세입보다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2028년 5G 재할당 전 제도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전파법상 정부는 사업자에게 이용기간 만료 1년 전 주요 변경사항을 통보해야 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진 관련 정비를 마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5G 주파수 재할당이 2028년에 예정된 만큼 2027년에는 세부 정책방안이 정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가 제도 개편을 논의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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