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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이어 그린란드…트럼프, 2년차 벽두부터 美우선주의 거친 질주

연합뉴스 조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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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무력사용 불배제 원칙으로 나토 유럽회원국들 분노 유발
유엔기구 등 66개 국제기구 무더기 탈퇴…국방비 50% 증액 의지 피력도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 색깔' 강화해 '집토끼 단속' 모색하는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박성민 홍정규 김동현 특파원 = 2026년 새해 벽두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집권 2기 2년차를 맞아 자신과 지지층의 이념이라 할 '미국 우선주의' 구현을 위해 질주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전격적 군사작전으로 수십명의 현지인을 살해해가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압송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에 대한 관할권 확보에 빠르게 나섰다.

7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의 발언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3천만에서 5천만 배럴 상당의 원유를 넘겨받아 시장에 팔고 그 수익금의 사용까지 통제하기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합의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행사에서 앞으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시장에서 "무기한" 판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 백악관에서 주요 석유기업 경영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철권통치자(마두로)를 군사력을 앞세워 축출한 뒤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민주정부 구성이나, 마두로 체포 작전의 명분으로 제기해온 대미국 마약 유입 차단 등을 위한 조치보다 앞서 석유 이권 확보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다.

베네수엘라의 오일 펌프[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네수엘라의 오일 펌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함께,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의 일부인 서반구(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 장악력 강화 목표를 담은 '돈로주의'(19세기 미국식 고립주의인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 행보도 심상치 않다.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야심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듯 한 양상이다.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다음주 그린란드에 대한 영유권을 보유한 덴마크와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토의 주도국인 미국이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영토인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까지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도 그린란드 관련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유럽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듯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나토 중시 기조'를 표명했고, 루비오 장관은 무력사용이 그린란드 뿐 아니라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전세계 모든 문제에서 배제불가능한 옵션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산하기구 31개와 비(非) 유엔기구 35개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과 국제기구 탈퇴 등으로 국제규범, 다자주의 등 전후 국제질서의 주요 축을 흔드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유엔 경제사회국, 국제무역센터, 유엔무역개발회의, 유엔민주주의기금, 유엔기후변화협약 등 평화·인권, 기후, 무역 등과 관련한 기구 및 기금 31개가 탈퇴 대상 유엔 산하기구로 명시됐다.

탈퇴할 비 유엔기구 역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국제에너지포럼, 세계자연보전연맹 등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감을 보이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나 'PC(정치적 올바름)'와 관련된 단체 또는 협약들이다.

기후변화, 평화, 인권 등은 국제공조가 필수적인 영역인데, 세계 최대의 경제·군사 강국인 미국이 발을 빼면 관련 기관들은 운영 자금 확보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년도 국방예산을 50% 이상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달 18일 서명한 2026년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수권법(NDAA)의 국방 예산은 1조 달러에 살짝 못 미치는 9천10억 달러(약 1천307조원)인데 이보다 6천억 달러(약 870조원) 더 많은 1조5천억 달러(약 2천176조) 규모로 증액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베네수엘라 공격과 다른 중남미 국가에 대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무력사용 불배제 기조 등과 맞물리며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입장을 구현하기 위한 것일 수 있지만 문제는 군비 증액을 통해 강화한 무력을 권위주의 국가들의 팽창주의를 견제하는 것에 쓰려는 것인지, '돈로주의' 강화 쪽에 투입하려는 것인지 등이 미지수라는 데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2년차의 신년 벽두부터 미국 우선주의의 자기 '색채'를 한층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오는 11월 의회 지형을 결정할 중간선거와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수련회에서 연설하면서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자신이 탄핵소추를 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중간선거 승리를 자신의 정치적 '명운'과 연결하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로 불리는 골수지지층을 포함한 공화당 지지층의 표를 굳히는 '집토끼 잡기' 전략에 따라 자신의 정책 어젠다를 신년초부터 선명하게 드러내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앞에는 난관과 변수도 적지 않아 보인다.

당장 9일 선고가 유력한, 상호관세(국가별 관세) 적법성 여부 관련 연방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표' 경제정책의 핵심인 관세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에서 이민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에 의해 30대 여성이 숨진 사건은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같은 도시에서 경찰의 과잉 법집행으로 흑인 남성이 숨진 뒤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는 구호를 내세운 전국 시위로 확산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파장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이 사안은 관세와 함께 트럼프표 정책의 핵심축인 불법이민 단속과 관련, 성과 위주의 과잉 단속에 대한 진보 진영을 중심의 비판 목소리를 재점화하면서 불법이민 단속 관련 성과를 일부 희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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