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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AI 수요가 만든 수출 착시...한은 양극화 경고 일리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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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이 지난해 709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런 추세를 이어가려면 인공지능(AI)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착시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통상 질서의 흐름이 자유무역에서 전략적 보호무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품목에 대한 ‘쏠림’과 선제 대응 부족은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 주력산업의 구조조정과 수출선 다변화 등의 조치가 뒤따르지 못할 경우 품목별 양극화는 물론 산업·지역·소득별 양극화 확산을 초래할 우려 또한 크다는 주장이다.

피지컬 AI와 AI 반도체에 우리 경제의 내일이 달렸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전망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여러 면에서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특히 단기 호황에 취해 다른 대비를 소홀히 했을 때의 부작용과 충격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출 품목 다양화 등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K컬처 붐을 활용, 식품·화장품 등 차세대 수출 유망 품목을 집중 육성해 반도체 의존을 줄이고 석유화학·철강 등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화장품 패션의류 생활용품 등 5대 유망 소비재의 수출액은 지난해 464억 달러로 전년 대비 8.5% 늘어나며 또 다른 수출 견인차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리 수출의 착시와 이로 인한 양극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한은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은 “반도체, 자동차를 제외하면 한국 수출은 2010년 이후 사실상 제자리걸음 상태”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한 전문가는 “AI와 반도체가 성장의 키 드라이버 역할을 하며 수출을 견인하겠지만 비정보기술(IT)의 성장률은 1.4%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른바 ‘K자형’ 회복이다.

한국 수출은 미·중 패권 전쟁의 파고와 보호무역은 물론 수출 비중이 10%(2024년)나 되는 유럽연합(EU)의 다양하고도 새로운 무역장벽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피지컬 AI와 반도체로 대표되는 미래 먹거리 경쟁의 주도권 다툼에서 낙오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착시로 우리 스스로 경제 체력 극대화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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