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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의 함께 들어요] [31] K팝에 편중된 음원 차트에 파란 일으킨 한로로

조선일보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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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로 ‘사랑하게 될 거야’
최근 가요계에서 주목할 만한 화제는 인디 씬(Indie scene)의 상징적 인물인 한로로(본명 한지수)가 주류 음원 차트인 멜론 톱 100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한 사건이다. 아이돌 그룹과 팬덤 강한 셀럽들이 독식해 온 최근 경향을 고려할 때 한로로의 10위권 안착은 이례적인 결과다. 그는 처음에는 차트 진입을 못 했지만 시간이 제법 지난 후에 상위권으로 거슬러 올라갔으니 가히 역주행이라고도 할 만하다. 그간 음원 차트는 특정 장르에 편중되거나 장기 집권 곡들이 정체돼 다양성과 변동성 측면에서 빈약하다는 인상을 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입소문과 알고리즘을 동력 삼아 반전을 만들어낸 사례라 경직된 시장에 유의미한 균열을 냈다.

한로로가 약진한 1차적 배경에는 유튜브의 파급력이 자리한다. 음악 토크쇼 ‘라이브 와이어’에 출연해 ‘사랑하게 될 거야’를 부른 영상이 4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대중적 접점을 넓히는 기폭제가 됐다. 과거 지상파 방송이 독점했던 노출의 힘을 알고리즘 기반 영상 플랫폼이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음악 시장에서 미디어 패권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다만 이를 우연에 의한 일시적 잭팟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로로는 고착화된 주류 질서 밖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다져온 아티스트다. 인디 씬에서는 주류로 올라설 0순위 주자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대표곡 ‘입춘’은 장르 경계를 넘어 이미 자생적인 생명력을 얻은 상태였다. 여기에 콜드플레이 내한 오프닝 경험이나 소설 ‘자몽살구클럽’ 같은 문학적 행보가 더해지며 명성의 덩치를 키워왔다. 결국 이번 성취는 아티스트의 축적된 에너지가 적절한 플랫폼이라는 통로를 만나 폭발한 결과에 가깝다.

또 주목할 지점은 한로로의 차트 도약이 최근 몇 년간 음악계 화두였던 밴드 사운드의 부활을 또 한 번 확인시켰다는 점이다. 2000년생인 한로로는 지금 세대가 록을 한다는 독특한 정체성으로 주목받았다. 그가 메이저 차트 최상단에 진입하면서 현재가 밴드 사운드의 새로운 전성시대라는 의견이 탄력을 받게 됐다. 또 다른 주역으로 꼽히는 밴드 실리카겔도 차트 성적 면에서 이만한 성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한로로의 성공은 내실 있는 음악은 결국 시차를 두더라도 대중의 응답을 받아낸다는 오랜 믿음을 재확인해 준다. 가요계의 주류 비주류 역동성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희망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차트가 특정 장르나 팬덤의 전유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생태계로 기능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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