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년간 정보기술(IT) 업계의 스타는 소프트웨어였다. 전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인터넷, 복잡했던 회계처리를 클릭 한 번으로 해결 가능하게 해준 엑셀 등 수많은 생산성 향상 도구는 전부 소프트웨어였다. 소프트웨어가 전 세계에 끼친 영향에 비례하여 소프트웨어 회사의 가치 역시 높아졌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도체가 필수이므로 반도체 역시 함께 성장했지만 성장세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반도체 회사의 가치가 소프트웨어 회사의 가치를 앞지른 것이다. 2025년 10월, 나스닥(NASDAQ) 최초로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NVIDIA)가 애플로부터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한 것이다. 반도체 회사의 가치는 미국만이 아니라 대만, 한국 등 반도체 강국에서 공통으로 폭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구동 수단일 뿐인 반도체가 주인공이 된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현상은 지금이 인공지능(AI) 골드러시 시대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프트웨어는 21세기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고 AI도 소프트웨어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AI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의 종류와 양은 그 이전의 프로그램들과는 많이 다르다. AI는 기존 프로그램과는 달리 대량의 연산용 반도체와 저장용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기존의 프로그램이 1 정도의 용량과 1 정도의 계산능력을 필요로 한다면, 지금의 AI는 3000배 이상의 용량과 계산능력을 필요로 한다. 프로그램(AI)이 요구하는 컴퓨터 성능이 높아지니 더 많은 반도체를 사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반도체 회사의 가치가 소프트웨어 회사의 가치를 앞지른 것이다. 2025년 10월, 나스닥(NASDAQ) 최초로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NVIDIA)가 애플로부터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한 것이다. 반도체 회사의 가치는 미국만이 아니라 대만, 한국 등 반도체 강국에서 공통으로 폭등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구동 수단일 뿐인 반도체가 주인공이 된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정인성 작가 |
반도체 회사들은 골드러시 시대의 곡괭이 장수의 상황이 되었다. 금맥을 찾는 사람 중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하겠지만, 그들 모두 일단은 곡괭이라는 도구를 사야 한다. 반도체 회사는 AI이라는 금맥을 찾는 도구를 파는 것일 뿐이다. AI 기술은 IT의 미래 패권과 국가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크기에 이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금보다 훨씬 중요한 자원을 캐내는 곡괭이인 셈이다.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 역시 이 흐름의 혜택를 매우 크게 받고 있다. 2026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예상 영업이익은 각각 100조원 이상이다. 예상 실적 발표를 늦게 하는 기관일수록 더 높은 예상치를 부르고 있을 정도로 기세가 엄청나다. 유럽에는 연 100조원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 없는데, 그런 기업이 두 개나 한국에 생겨난 것이다. 단군 이래로 한반도가 이 정도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골드러시 시대가 결국은 끝났듯 AI 골드러시 역시 언젠가는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골드러시가 끝난다고 해서 골드러시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골드러시 시절에는 수많은 사람이 새로운 금맥을 찾아다녔다면 골드러시 이후에는 남은 금광 회사가 금맥에서 최대한의 금을 캐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AI와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수많은 회사가 부가가치 높은 AI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이에 맞는 반도체를 구매하고 있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AI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고, 옥석이 된 AI 회사는 AI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에 지금과는 다른 요구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AI 회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AI 회사들이 원하는 곡괭이는 언제든 모양이 바뀔 수 있고 그 흐름을 놓치면 회사가 빠르게 쇠락할 수 있다. 한때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던 인텔의 가치(시가총액)는 2026년 1월2일 기준 엔비디아 2년 영업이익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30여년간 메모리 시장의 1위였던 삼성전자는 잠깐이지만 SK하이닉스에게 메모리(D램) 1등 자리를 내주기도 하였다. 전 세계 천재들이 모이는 업계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니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정인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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