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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속도로서 경찰 덮친 차 ‘크루즈 컨트롤’ 켠 채 졸음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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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형 정속주행장치(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적응형 정속주행장치(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일 새벽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과 견인차 기사 등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졸음운전 차량 운전자가 사고 당시 ‘적응형 정속주행장치(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을 켜고 주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장치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고 앞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자동 조절하는 운전자 편의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런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북경찰청은 7일 “(서해안고속도로에서 2차 교통사고를 낸 고급 에스유브이) 운전자가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용해 운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이며 “이런 기능 사용이 졸음운전을 하기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 2차 사고(사고·고장 등으로 정지해 있는 차를 후속 차량이 추돌)처럼 고속도로에서 적응형 정속주행장치를 사용하던 중 발생한 사고는 증가 추세다. 한국도로공사 자료를 보면, 이 기능이 작동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2022년 5건, 2023년 4건, 2024년 12건, 2025년 8건이었다.




도로공사 쪽은 주행 편의성을 높이는 시스템이지만 자율주행장치가 아닌 운전 보조장치일 뿐이므로 운전자가 방심할 경우엔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속도로 공사 현장이나 사고 현장을 지날 땐 차량이 아닌 전방의 물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정상적으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레이저나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거리 조절을 하는 건데, 주행 환경에 변수가 생길 경우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교통안전연구소(SWOV)가 28가지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안전 성능 데이터를 수집해 연구한 결과(2025년 학술지 발표)를 보면, 정속주행장치 또는 이보다 진화한 적응형 정속주행장치가 사고 발생 위험을 외려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명이 숨지고 구급대원 등 9명이 다친 이번 참사를 계기로, 고속도로 2차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처리를 하는 안전순찰원 역시 이런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020년 51건(28명 사망)이던 고속도로 2차 교통사고는 지난해 76건(25명 사망)으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1834건에서 1409건으로 줄었다. 2차 교통사고의 경우 치사율(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은 30~50%로 교통사고의 3~5배에 달한다.




정승희 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장은 “어느 도로든 낮에는 차량 통행량이 많아 사고 지점 인근의 통행 속도가 줄어들지만, 야간엔 통행량이 적어 사고 위험이 큰 상황”이라며 “공사 현장에서 인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트럭 탈부착형 충격흡수장치’(TMA) 같은 걸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는 지난 5일 고 이승철 경정 추모 성명을 통해 “미국은 사고·단속 현장에 차량이 접근할 때 감속과 차량 변경 등을 법제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고 면허정지 처분을 한다”며 “2차 사고 방지 시스템을 즉각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청의 고속도로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매뉴얼을 보면, 현장을 통행하는 차량 속도를 시속 30㎞로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원칙이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지는 않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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