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
경찰이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행위에 대한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소녀상 훼손 행위를 비판한 바 있다.
경찰청은 7일 “위안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불법행위와 관련해 학교 주변을 비롯한 소녀상이 설치된 장소를 중심으로 집회·시위 관리를 강화하고 소녀상 훼손 및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와 회원들은 2019년께부터 전국 각지 소녀상을 훼손하고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활동을 지속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최근에는 소녀상이 설치된 학교 앞에서까지 시위를 벌이며 ‘성적 혐오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어 비판이 가중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엑스(X·구 트위터)에 김 대표가 수사받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런 얼빠진…사자명예훼손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재물손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여러 경찰서에서 수사 받고 있다. 경찰은 서울 서초경찰서를 집중 수사 관서로 정해 관련 사건을 한데 모아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아울러 “전국에 설치된 소녀상 주변 유동 순찰을 강화해 불법행위를 사전 예방하고 특히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는 집회·시위는 제한 또는 금지하겠다”고 했다. 이어 “(단체에 대해)구체적인 발언 양상과 과거 수사기록을 분석해 (사자)명예훼손, 모욕 등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법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욕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가령 이 대통령이 언급한 사자명예훼손의 경우 유가족 등이 고소할 수 있는 친고죄인데, 피해자들 가운데 후손이 없는 경우도 많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사자명예훼손은 친족만 고소할 수 있지만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제기한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도 후손이 없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는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일 뿐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정, 피해자·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어 이런 관점에서 모욕 행위를 제재할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모욕 행위를 처벌할 근거를 담은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은 22대 국회에서도 여러 건 발의됐지만,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김병헌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격체가 아닌 동상에 무슨 놈의 모욕이라는 건지 참 얼빠진 대통령”, “(경찰은)어떻게 하면 대통령에게 잘 보일까 경쟁 중” 등의 글을 적으며 반발을 이어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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