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 대해 “특정한 사안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공자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섣부르게 중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국 상하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고픈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히 반응할 필요는 못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 정상 간의 대화라는 것은 사담이 아니기 때문에 각자 할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더군다나 공개 석상에서 하는 이야기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주면 좋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중은) 광범위한 공동 이익을 갖고 있고,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올바른,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외교 무대에서 중국이 종종 언급하는 표현이지만 국제 정세를 감안했을 때 미중 전략 갈등 및 대만 문제, 또 중일 갈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 바 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80여 년 전 일본의 군국주의에 함께 맞서 승리를 거두고 동북아의 평화를 지켜왔고, 이제는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함께 보호주의에 저항하고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동맹국 역할에 충실하기보다 한중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압박으로도 비춰지는 발언이다.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은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되 철저히 국익을 중심으로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실용 외교’에 입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각국의 핵심적 이익, 중대 관심사는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고 핵추진잠수함 같은 대한민국의 핵심 이익도 그런 것 아니겠느냐”면서 시 주석에게도 “서로 필요한 부분에서 타협하고 조정하는 것이 국가 간 관계라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어른들 다툼에도 끼어들면 양쪽에서 미움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적인 만큼 우리 역할이 필요할 때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섣불리 중재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다. 중일 간 갈등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촉발됐다. 이후 중국은 자국민의 일본 여행 자제,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일본에 대한 이중 용도 물자 수출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중일 갈등 영향을 속단하기 어렵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중 관계의 중요성, 또 반중 정서의 악영향 등도 거듭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왜 불필요하게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갈등을 촉발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중국인 직원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쿠팡의 범죄행위자가 중국인인데 어쩌라는 것이냐”면서 “일본인이면 일본을, 미국인이면 미국을 미워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한국의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음모론에 대해서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해서 감정이 상하게 하면 안 된다”고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입장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거대한 시장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땅”이라면서 “우리가 왜 중국을 배척해야 하느냐, 뭐 하러 멀리 가서 고생하느냐”고도 되물었다. 그동안 혐중·혐한 정서가 양국 경제와 수출에 실제로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근거 없고 불필요한 혐오 선동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엄히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 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양국 관계는 지금이 기회”라며 “조약이든 입법이든 문서 합의든 제도화하면 관계 안정화에 좋을 것”이라고 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상하이=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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