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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 보름 만에 법안 쏟아내더니… 절반 이상 소관위서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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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2024년 5월 30일 개원한 22대 국회는 단 보름만에 400개가 넘는 법안을 내놨다. '1호 법안'이란 타이틀을 얻기 위해 밤샘대기를 한 의원들도 숱했다. 그러면서 22대 금배지를 단 의원님들은 국민과 민생을 입에 담았다. 그렇다면 1년 6개월이 흐른 지금, 이들이 보름 만에 쏟아낸 법안들은 어떻게 됐을까. 視리즈 선출권력의 민망한 입법 성적표 1편에서 답을 찾아보자.


22대 국회가 개원하자 1호 법안 타이틀을 갖기 위한 입법 경쟁이 펼쳐졌다.[사진|뉴시스]

22대 국회가 개원하자 1호 법안 타이틀을 갖기 위한 입법 경쟁이 펼쳐졌다.[사진|뉴시스]


"이번엔 다를까."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새로 선출한 정치인이 임기를 시작할 때면 국민들은 기대와 의심을 동시에 품는다. 그래서 그들의 행보에 더 많은 시선을 보낸다. 국회의원들이 '1호 법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의 눈과 귀를 자신에게 끌어올 수 있어서다.


■ 1호 법안 오픈런 =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한 2024년 5월 30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국회에선 '22대 국회 1호 법안'을 쟁취하기 위한 오픈런이 벌어졌다. 몇몇 국회의원 보좌진은 국회가 개원하기 수일 전부터 '의안과 앞 복도'에 진을 치고 대기했다.


결국 이날 오전 9시 국회 의안과에 가장 먼저 법안을 제출한 건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서 의원의 보좌진들 역시 3박 4일간 침낭을 펴고 교대로 밤샘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서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강화하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전부개정법률안'이었다. 1호 법안 타이틀을 놓친 이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이공계 인재 육성 지원을 위한 '이공계지원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호 법안'이자 '국민의힘 1호 법안'으로 제출했다. 이 외에도 첫날 발의된 법안은 총 47건에 달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앞다퉈 입법 경쟁을 벌이는 건 국민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 국회의원 한명 한명이 입법기관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문제는 1호 법안이 지닌 상징성만큼 성과가 있었느냐다.


1호 법안 경쟁이 본격화한 17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결과를 살펴보니, 그렇지 않았다. 1호 법안 중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한 건 한건도 없었다.[※참고: 국회 임기별 1호 법안 처리 현황은 17대 대안반영폐기, 18대 대안반영폐기, 19대 대안반영폐기, 20대 임기만료폐기, 21대 임기만료폐기 등이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2대 국회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 의원이 대표발의한 1호 법안은 1년 6개월이 흐른 지금까지 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한 채 소관위에 묶여 있다. 우리가 2024년 6월 '22대 국회 보름의 입법 기록물: 총 402건 중 민생 법안은 21.1%에 그쳤다(더스쿠프 통권 602호)' 기사를 통해 22대 국회의원들의 '시작'을 기록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들의 관심과 국회의원들의 열의가 높은 임기 초반에 어떤 법안을 발의하고, 어떤 활동을 펼치느냐가 향후 4년간 국회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어서다.


■ 개원 보름 후 법안들 = 그렇다면 22대 국회에선 첫 보름간 어떤 법안이 발의됐고, 그 법안들은 지금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하나씩 살펴보자. 선거철에 "민생을 살리겠다"고 입을 모았던 국회의원들은 지난해 5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보름간 총 402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단순 계산으로 국회의원 한명당 평균 1.34건을 발의한 셈이다. 발의 건수가 제법 많은 듯하지만, 면면을 보면 '민생'과는 거리가 먼 안案들이 숱했다.


특히 여야할 것 없이 '특별검사법(특검법)'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순직한 해병대원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민주당이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안'은 그렇다 치더라도 '김정숙 여사 특검법안' '한동훈 특검법안' '상설특검법안' 등 정쟁을 유발할 만한 법안들이 줄을 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끌어내리겠다며 국민의힘이 내놓은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도 마찬가지다.[※참고: 이 이야기는 파트2에서 자세히 다뤘다.]


정작 경기 침체, 물가 상승, 저출생, 고령화, 실업난 등 산적한 과제를 풀어낼 민생법안은 85건에 그쳤다. 전체의 21.1%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들 85개 법안의 현주소다. 1년 6개월이나 흐른 지금 국회 문턱을 넘어 민생에 도움을 주고 있을까.


결과는 실망스럽다. 보름 만에 발의한 총 402건의 법안 중 원안대로 국회 문턱을 넘어 공포된 건 21건(5.2%), '수정가결'된 건 2건(0.4%)에 불과했다. '대안반영폐기'는 134건(33.3%), '수정안반영폐기'는 4건(0.9%)이었다.


물론 대안반영폐기나 수정안반영폐기는 다른 법안에 반영돼 국회를 통과한 만큼 넓게 보면 의미가 있다. 하지만 숙고 없이 비슷비슷한 법안을 무더기로 내놓은 측면은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쇼잉'하듯 발의해놓고 정작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법안도 숱하다. 현재 소관위에서 낮잠을 자는 법안이 402건 중 229건(56.9%)에 달한다. 국회의원이 스스로 철회한 법안은 10건(2.4%), 18개월째 소관위 접수 상태인 법안도 2건(0.4%)이나 있다. 22대 국회가 벌써 임기 3분의 1 지점을 훌쩍 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망한 성적표다.


김상회 국민대(정치학) 교수는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법안을 만들 때부터 상위법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국회의원 이름을 알리기 위한 목적 등으로 법안을 발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법안 심사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숱하다. 개별 의원과 보좌진의 입법 전문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여든 야든 돌보지 않은 민생법안들은 무엇이 있을까. 이 이야기는 파트2에서 이어나가 보자.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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