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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숫자'에 매몰된 의료정책…지역·필수의료 강화는 언제

머니투데이 홍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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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심, 의대정원 논의…'의사 부족분' 당초 추계치보다 줄어
2035년 1535→1055, 2040년 5704→5015
'지역의사제' 선발 비율도 고려되지 않아
추계위 장기 운영방향 미정…정부 "26년 계획 수립 중"

김태현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지난 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제2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스1

김태현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지난 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제2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스1


중장기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 추계 규모가 재조정된 가운데 의료정책 논의가 숫자에만 매몰되고 있단 우려가 나온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하는 '지역의사제'의 선발 전형 비율이 추계 과정에서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지역·필수·공공의료 대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단 지적이다.

7일 정부·의료계에 따르면 전날(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 2차 회의에서 2040년 부족한 의사 수의 하한선이 5015명으로 재조정됐단 내용이 보고됐다. 당초 지난달 30일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발표한 5704명에서 689명 축소된 수치다. 2035년 추계치 역시 의사 인력 부족분의 하한선은 1535명에서 1055명으로 480명 줄었다. 보정심은 의과대학 입학 인원 중 '정원 외' 인원을 반영해야 한단 주장 등에 따라 임상 활동 의사 비율이 확대되면서 부족분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추계 결과에 대한 본격적 논의가 시작된 첫 회의부터 수치가 바뀌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덕선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추계위 출범 자체가 너무 늦다 보니 새로 변수를 고안하기보단 이전 연구 자료를 토대로 결정한 것에 불과했다"며 "의료 현안은 숫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 문제임에도 단순히 수치에만 치중하고 성급한 결론을 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추계위를 상설기구로 운영해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추계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며 "(기준)연도가 길어질수록 과다 추계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방지하도록 (추계 내용을)재평가하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위험 요인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인력 추계 결과 변동사항.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의사인력 추계 결과 변동사항.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수요자 단체에서도 인력 규모가 조정된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보정심 위원으로 참여 중인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추계위 12차 마지막 회의에서 (하한선이 변경된)결론이 거론됐던 것으로 안다"며 "추계위에선 이러한 내용까지 모두 반영한 결과를 발표했어야 했다. 보정심 회의에서도 바뀐 수치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어 질의 과정에서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란 청사진을 내세웠음에도 이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은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단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2027년 시행을 목표로 하는 지역의사제만 놓고 봐도 인원 선발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 내달 시행될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역의사선발전형의 비율은 시도별 의료기관과 부족한 의료인력 규모 등을 비롯해 '추계위의 수급추계 결과 등을 고려해 정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추계위에선 이 비율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추계위는 초반 구성 당시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료사관학교(공공의대) 선발 규모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잡아갈 계획이었으나, 기본 추계 방식 자체를 놓고 의견 대립이 깊어지면서 해당 내용은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역별 유병률과 지역마다 많이 발생하는 질환, 이에 따라 의료과목별 필요한 전문의 수 등을 세세하게 따지는 마이크로 시뮬레이션 방식이 추계 과정에 적용되지 않았다"며 "지역별로 필요한 인력 규모를 따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마이크로시뮬레이션이 필요한데 관련 대화 자체가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계위의 장기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의정 간 조율은 필요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추계위원은 "위원 임기가 3년인데 대략적인 장기 일정도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일단 추계 결론을 도출했기 때문에 1차 과제는 마무리된 상태로 보고 있다"며 "올해 추계위 운영에 대해선 연간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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