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새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로베르토 아바도가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
“할아버지(미켈란젤로 아바도)는 1930년대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바로크 전문 현악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셨어요. 아파트에서 연주자들이 모여 연습할 때 클라우디오 삼촌과 다른 가족들도 함께 연주했죠. 그런 환경 속에서 삼촌은 실내악에 대한 애정을 키우며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기’라는 철학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우리 가족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의 조카이자 그 자신도 오페라 지휘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로베르토 아바도(72)가 말했다. 지난 1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새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아바도는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취임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났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음악 명문가 출신으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한 뒤 지휘자의 길로 들어선 아바도는 독일 뮌헨 방송교향악단, 스페인 소피아 여왕 예술궁전, 베르디 페스티벌 등의 음악감독을 역임하며 오페라뿐 아니라 교향악까지 섭렵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아바도는 “오페라의 복합성을 교향악에서 구현하고, 교향악의 엄격성을 오페라에 접목해야 한다”며 “국립심포니가 두 분야에서 조화를 이루고, 그 양면성을 보존하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새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로베르토 아바도가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
그는 2028년 말까지 3년 임기 동안의 구체적인 프로그램 운영안도 밝혔다. 아바도는 “세가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립심포니를 이끌어갈 계획”이라며 “첫번째 가이드라인은 낭만주의 작곡가 멘델스존과 슈만이고, 두번째는 괴테와 음악, 세번째는 수많은 오페라 작품으로 이어진 셰익스피어와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가지 가이드라인을 3년으로 나눠서 해마다 조금씩 실행해가려고 한다”며 “가이드라인을 국립심포니 프로그램에 부여하면서도, 단원들이 마음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유연성도 가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삼촌 클라우디오 아바도에 대한 여러 질문에 대해 “삼촌뿐만 아니라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이탈리아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는 등 음악적 전통을 상속받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음악이 탄생하고 발전하기 시작한 곳인 이탈리아 음악에 대해 큰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또 “삼촌은 7~8살이던 어린 시절에 버르토크(1881~1945)에 열광했었다”며 “동시대 음악에 대한 높은 관심도 우리 가문의 전통으로, 한국에 머물며 한국의 음악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삼촌은 한마디로 기적이었고 위대한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며 “나는 할 수 있는 걸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삼촌은 푸치니에 대한 확신이 없었고 연주하지 않았지만, 나는 푸치니를 위대한 작곡가라고 생각하고 연주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취임 연주회에는 아바도의 이탈리아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있다. 레스피기의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중 ‘사계’,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 등 이탈리아 음악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바도는 “새해를 맞이하는 연주회지만 요한 슈트라우스 풍을 벗어나고 싶었다”며 “가볍지 않으면서도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음악들로 구성하고자 음악을 고르다 보니 로시니와 레스피기, 베르디의 음악이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