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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상승에 금 코인 급성장…“ETF보다 편하고 24시간 거래”

조선일보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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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보다 편하고 24시간 거래”
영국 한 금 거래소에 전시된 금괴와 금 동전.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한 금 거래소에 전시된 금괴와 금 동전. /로이터 연합뉴스


직장인 윤모씨는 지난해 말 ‘팍스골드(PAXG)’라는 가상 화폐를 구입했다. 미국 가상 화폐 기업 ‘팍소스’가 발행한 이 가상 화폐는 금값에 가격이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윤씨는 “금값이 꾸준히 오르는데 실물 금을 사기는 번거롭기도 하고 어디서 사서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더라”며 “금 코인은 가상 화폐 거래소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데다 최소 5000원부터 1000원 단위로 살 수 있어 적립식으로 조금씩 사모으기도 좋아 보였다”고 했다.

팍스골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늘고 있는 금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다. 스테이블코인이란 원래 ‘1코인=1달러’처럼 법정 화폐에 가치가 고정되도록 한 가상 화폐(코인)를 뜻하는데 금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금 1온스’에 맞춰 가격이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주요 금 코인이 나온 지는 6년 정도 됐지만 지난해 금값이 역대 최고로 급등하면서 거래 규모가 갑자기 빠르게 늘고 있다.

◇금 코인 투자 늘며 시가총액 급증

2020년 출시된 세계 최대 금 스테이블코인인 ‘테더골드(XAUt)’의 시가총액은 7일 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8억2000만달러였는데 6개월여 만에 2.2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팍스골드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9억1000만달러에서 16억8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중 금값이 상승하며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금 스테이블코인의 인기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이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트로이온스당 2710달러였던 평균 금값은 12월 4290달러로 58% 올라 거래를 마쳤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테더골드·팍스골드 등은 투자금에 맞춰 실물 금을 사서 담보 형태로 적립해 둠으로써 가격을 금과 연동시킨다. 테더·USDC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달러와 미국 단기 국채 등 현금성 자산을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금 코인 발행사들은 코인 ‘지갑’(가상 통장)의 번호를 입력하면 그 코인이 어디에 예치됐는지도 홈페이지를 통해 검색하게 해두었다. 소정의 절차를 거쳐 코인을 내고 금괴를 받아오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금 가격과 코인 가격이 정확히 연동된다는 점을 강조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방편이다. 실제로 7일 테더골드·팍스골드 가격은 1코인당 4450달러 안팎으로 글로벌 금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이 금값이 달러 기준이기 때문에 한국 거래소에서 금 코인을 사고팔 경우 환율에 따라 원화 기준 수익률이 바뀐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매입 시점보다 올라가면 수익률이 상승하지만, 그 반대라면 금값이 올라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ETF보다 싸고 빠르게 거래 가능”

테더골드 홈페이지의 홍보 문구. 'XAUt(테더골드)는 실물 금에 의해 담보되는 디지털 토큰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아래 검색 창에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넣으면 그 코인에 상응하는 금이 어디에 예치돼 있는지를 찾아볼 수 있다. /테더

테더골드 홈페이지의 홍보 문구. 'XAUt(테더골드)는 실물 금에 의해 담보되는 디지털 토큰입니다'라고 되어 있다. 아래 검색 창에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넣으면 그 코인에 상응하는 금이 어디에 예치돼 있는지를 찾아볼 수 있다. /테더


금 스테이블코인은 금 ETF(상장지수펀드)와 어떤 측면에선 비슷하지만 차이도 있다. ETF가 단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반면 금 스테이블코인은 여러 거래소에서 매매가 가능하다. 업비트·빗썸·코빗 등 한국 가상 화폐 거래소에서도 이들 금 코인 거래를 할 수 있다. 아울러 ETF는 다른 사람에게 ‘송금’하듯 직접 보낼 수 없는 반면 금 코인은 국내외 다른 사람에게 직접 전송이 가능하다. 여느 가상 화폐처럼 휴일 없이 하루 24시간,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도 금 코인의 특징이다.


일각에선 금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금값을 끌어올리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역사가 비교적 짧은 금 스테이블코인의 담보용으로 적립된 금은 아직 ETF엔 못 미치지만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테더골드가 쌓아둔 금은 지난해 1월 7.7t(톤)에서 지난 6일 17.2t으로, 팍스골드의 경우 지난해 초 6.7t에서 마지막 공시 자료가 있는 지난해 11월 11t으로 증가했다. 한 해 사이 이들이 금 약 13.8t을 사들였다는 의미다.

전미재무학회 회장을 지낸 캠벨 하비 듀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토큰화된 금(Tokenized Gold)’에서 “금 ETF가 보관·매매가 어려운 금을 금융 상품으로 바꿨다면 금 스테이블코인은 금을 더 저렴하게 24시간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변신시켰다”며 “증권으로 분류돼 화폐 역할은 하지 못하는 ETF와 달리 금 코인은 실제 경제 활동에 활용될 길이 많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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