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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 모사칩' 난임 환자 배아이식 최적 시점 규명

파이낸셜뉴스 강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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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혈관화 자궁내막 칩 구축
반복 착상 실패 치료 새 전기 맞는다


강윤정 차의과학대학교 교수, 안중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가은 성균관대 박사과정학생, 이유경 차의과학대 박사과정학생(왼쪽부터). 차병원 제공.

강윤정 차의과학대학교 교수, 안중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가은 성균관대 박사과정학생, 이유경 차의과학대 박사과정학생(왼쪽부터). 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국내 연구진이 환자 유래 자궁내막 세포를 활용해 실제 자궁내막 미세환경을 정밀하게 재현한 ‘혈관화 자궁내막-온-어-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난임 환자의 배아이식 최적 시점을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다.7일 차 의과학대학교에 따르면 강윤정 차 의과대 교수 연구팀과 성균관대학교 안중호 교수 연구팀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제1저자: 이가은·이유경·구화선)은 환자 맞춤형 자궁내막 수용성 평가 지표인 ERS2(Endometrial Receptivity Scoring System)를 개발하고, 반복적 착상 실패 환자에서 배아이식 적정 시점을 기능적으로 확인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 15.7)에 게재됐다.

보조생식술(IVF-ET)에서 반복되는 착상 실패는 난임 치료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이는 환자마다 원인이 다르고, 생리 주기에 따라 변화하는 자궁내막 상태를 기존 검사로는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음파나 유전자 발현 분석은 자궁내막의 구조적·분자적 정보는 제공하지만, 착상에 핵심적인 단백질 신호와 혈관 역학을 동시에 기능적으로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환자로부터 유래한 자궁내막 상피 오가노이드, 기질세포, 혈관내피세포(HUVEC)를 활용해 3층 구조의 자궁내막 칩을 구축했다. 이 칩은 실제 인체 자궁내막과 유사한 미세환경과 혈관화를 구현해, 착상 관련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정량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자궁내막 상태를 수치로 표준화한 ERS2 지표다. ERS2는 자궁내막 수용성과 혈관 형성 정도를 점수화해 환자 간 비교는 물론, 동일 환자에서 생리 주기 변화나 치료 경과에 따른 상태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동일 조건에서 다양한 약물 처치를 비교해, 환자별로 어떤 치료에 가장 잘 반응하는지를 ERS2를 통해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반복 착상 실패 환자에게 시행한 PRP(자가혈소판농축혈장) 치료 과정에서 자궁내막 단백질 발현과 혈관 지표가 주기별로 어떻게 회복되는지를 ERS2로 연속 모니터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자궁내막 치료 효과를 정성적 판단이 아닌 정량적 근거로 평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영양막세포 스페로이드 모델을 적용해 착상 초기 단계의 배아 부착 안정성과 침윤 과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ERS2 점수가 높게 나타난 치료군에서 배아 부착은 더욱 안정적이었고, 침윤 역시 원활하게 진행됐다. ERS2 점수 변화가 실제 착상 과정의 핵심 생물학적 현상과 일관되게 연동된 것이다.

이번 성과는 소량의 환자 샘플만으로도 실제에 가까운 자궁내막 환경과 미세혈관 변화를 시각화하고 즉각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현재 시점이 배아이식에 적합한지 △어떤 치료가 해당 환자에게 효과적인지 △관찰되는 변화가 호전인지 악화인지 등을 보다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강 교수는 “향후 ERS2 지표의 확장과 자동화 분석, 다기관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환자 맞춤형 이식 시점 결정과 맞춤 약물 선택을 동시에 지원하는 중개 의학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궁내막 칩과 ERS2를 연구 도구에 그치지 않고 임상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평가 표준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다기관 전향 연구와 AI 기반 자동 분석 시스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난임 치료에서 ‘언제 이식할 것인가’라는 핵심 질문에 과학적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개인 맞춤형 보조생식 치료 패러다임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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