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상하이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중국의 ‘평화 중재자’ 역할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신뢰가 전무한 상황에서 중국의 건설적 개입을 당부하는 한편,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단계적 비핵화’ 로드맵을 창의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근본 과제로 ‘신뢰 회복’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정상 간 대화에서 구체적 사안의 해법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말이야 누가 못하나, 달이라도 따다 줄 수 있지만 신뢰는 말로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대 국가와 국민을 실질적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인드가 관계 개선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회담에서 비핵화 용어가 공식 거론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해 긴 시간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며 “다만 모든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어 일부만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국 측에 ‘중재자’ 역할을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현재 북한과의 모든 통로가 막혔고 신뢰가 제로인 수준을 넘어 적대감만 가득하다”며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과 리창 총리 모두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공통적으로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오랜 시간 쌓아온 적대가 완화되려면 많은 시간과 주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 중국도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북한이 당장 핵을 포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자는 취지다.
단기 목표는 현재 상태에서 핵무기 추가 생산을 중단하고, 핵물질의 국외 반출을 금지하며, ICBM 개발을 멈추는 단계다. 이 대통령은 “이것만으로도 전 세계에 이익이 되므로, 이 이익을 포기하는 대가나 보상을 지급하고 일단 멈춰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 목표는 동결이 유지되는 가운데 핵무기를 점진적으로 감축해 나가는 단계다. 장기 목표는 최종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으로, 이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궁극적 지향점이라고 정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이 핵심이며, 이를 위해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중국 지도부와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외교 사안에 대한 국내적 단합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에는 우리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이해가 필요하다”며 “정략적인 이유로 외교를 흔들고 발목 잡으면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뿐”이라고 경계했다.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반도 상황 개선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는 요청이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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