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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정의선의 승부수…"빅테크가 못 따라올 무기, 승산 있어"

뉴스웨이 신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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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왼쪽부터)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왼쪽부터)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우리는 물리적(physical) 제품의 설계·제조에 손꼽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피지컬 인공지능(AI)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AI로 무장한 로봇과 자동차를 함께 생산하는 '피지컬 AI 제조기업'으로의 변신을 공식화한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공정 제어를 맡고, 현대모비스는 로봇 정밀 액추에이터(구동장치) 개발을 담당한다. 현대로템은 생산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류·공급망 최적화를 지원한다. 그룹 전반에 걸친 역할 분담을 통해 피지컬 AI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3만대 양산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미디어데이에서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주제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 전략과 실행 로드맵을 공개하며, 단순한 자동차 제조기업을 넘어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이 같은 행보는 정의선 회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같은 날 온라인으로 공개된 '2026년 신년회'에서 그는 글로벌 무역 갈등과 테슬라·중국 완성차 업체의 공세 등 복합 위기 속에서 AI를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해를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곡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자리 잡는 유일한 길은 AI를 외부에서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생명력으로 체화하는 것"이라며 독자적 기술 내재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피지컬 AI'를 기회로 지목하며 "자동차와 로봇 같은 움직이는 실체, 그리고 제조 공정 데이터는 빅테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자본·제조 역량을 모두 갖춘 현대차그룹에게 AI는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디어데이에서 공개된 핵심 메시지는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이다. 로봇 기술을 제조 현장에 우선 적용한 뒤, 산업·물류·일상 영역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행사장에는 자동차 대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만 전시됐다. 2028년 제조 현장 투입을 목표로 한 실전형 모델로, 현대차그룹의 정체성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아틀라스 고도화의 핵심은 데이터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AI 학습 플랫폼 DGX, 구글 딥마인드의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빅테크가 보유하지 못한 제조 현장 데이터가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판단이다. 자동차·부품·철강·방산·철도에 이르는 계열사 전반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학습·검증–양산–서비스 운영'까지 아우르는 E2E(End-to-End)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2025년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단순히 로봇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 서비스 생태계 전반을 판매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아틀라스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외부 물량까지 수탁하는 로봇 파운드리 공장도 조성한다.

정 회장은 "외형 확장에 그치지 않고 질적 성장을 이루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며 "전체 투자액의 31.2%인 39조원을 연구개발에 집중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지훈 기자 gam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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