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명실공히 인터넷 강국이다. 인프라는 세계 1위고, 품질도 상위권이다. 속도가 느리고 가격도 비싼 위성 인터넷은 애당초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론 머스크는 한국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상륙시켰다.
# 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스타링크의 한국 진출엔 자율주행, 6G 등 미래 시장에 대비한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 더스쿠프 이슈 넘버링 '일론 머스크의 빅픽처' 1편이다.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달이 흘렀다. 스타링크는 우리에겐 테슬라로 친숙한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가장 큰 수익원(2025년 12월 6일 SNS '엑스')"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사업이다.
그래서인지 출시를 앞두고 국내에서 '통신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며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왜일까. 이쯤에서 먼저 '저궤도 위성(Low earth orbitㆍLEO) 인터넷'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기존 위성 인터넷 기술은 지상에서 3만6000㎞가량 떨어져 있는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했다.
이 위성은 높이 떠 있는 만큼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이 광범위하지만 그만큼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리다. 반면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은 고도 550㎞ 상공에 머물러 있다. 지구와의 거리가 정지궤도위성보다 가까운 만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지연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 제약 없는 게 강점이지만…
단점은 커버 지역이 좁다는 것인데, 스타링크는 이를 '물량 공세'로 해결했다. 현재 스타링크가 쏘아 올린 저궤도 위성은 9357개(2025년 12월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전세계 지역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 규모다. 따라서 소비자는 데이터 송수신에 필요한 장비만 구입하면 이론상 세계 어디서든 스타링크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주거용 무제한 플랜(8만7000원)을 쓰면 데이터도 제약 없이 쓸 수 있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스타링크는 해외에서 이용자를 빠르게 끌어모으고 있다. 현재 전세계 155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데, 가입자가 2025년 12월 기준 900만여명에 이른다. 2020년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의 성적이다.
국내 소비자 반응은 어떨까. 스페이스X가 공식적인 한국 이용자 통계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스타링크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리뷰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특히 산간 지역이나 바다 위 등 통신사 인프라가 닿지 않는 지역 소비자들이 호평하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 중인 박은규(가명ㆍ42)씨의 설명을 들어보자. "농촌 외곽에 통신사 인터넷을 설치하려면 통신주를 6~7개 설치해야 하는데, 소유주가 땅마다 달라 합의가 쉽지 않다. 모바일 인터넷을 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모바일 라우터'가 있지만 무제한이 아니어서 데이터가 금세 동 나 버린다. 반면 스타링크는 초기 비용이 좀 들어도 데이터 걱정 없이 쓸 수 있어 편하다."
[사진 | 뉴시스] |
물론 스타링크가 장점만으로 똘똘 뭉친 서비스는 아니다. 한계도 뚜렷하다. 비싼 가격 대비 느린 인터넷 속도가 대표적이다. 스타링크에 따르면,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월 8만7000원짜리 '주거용 요금제'의 다운로드 속도는 최대 135Mbps다.
500Mbps를 지원하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유선인터넷 가격이 1만~2만원대(3년 약정 기준)라는 걸 생각하면, 한국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긴 어렵다. 서비스에 가입한다고 곧바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언급했듯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스타링크 스탠다드 키트'를 구매해야 하는데, 가격이 55만원에 달한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에서 인터넷 인프라가 좋기로 손꼽히는 국가다. 초고속 인터넷의 필수재인 광케이블 보급률은 2025년 12월 기준 9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저렴하고 빠른 통신망이 구축된 곳에 사는 한국 소비자가 굳이 비싸고 느린 위성 인터넷을 선택할 유인은 크지 않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통신망을 갖춘 한국 시장에 스페이스X가 굳이 출사표를 던진 까닭은 뭘까. 몇 안 되는 음영지대(Dead Zone)에 거주하는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서일까.[※참고: 음영지대는 무선통신신호가 도달하지 않는 지역을 뜻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보다는 일론 머스크가 그리는 '큰 그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율주행, 6G 등 위성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가 적지 않아서다. 이 이야기는 일론 머스크의 빅픽처 2편에서 이어나가보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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