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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큰일을 해냈다" 미래엔의 신간 '일제침략기 의병문학' [추천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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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기자]

이태룡 박사의 신간 '일제침략기 의병문학'이 ㈜미래엔에서 출간됐다. 일제 침략기 의병장과 의병이 남긴 통문·격문·가사·일기·편지·한시 등 13갈래 글 342편을 원문과 해설로 묶었다.

"마침내 큰일을 해냈다"

저자 이태룡 박사의 은사인 강희근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는 그렇게 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박사의 고교와 대학 시절 교사와 교수였던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연구서적이 아니란 뜻이다. 무엇 때문에 은사의 찬사를 받은 것일까?

저자 이태룡 박사는 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의병문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가보훈부 공적검증위원회 위원, 서울시 시민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국립인천대학교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신간 '일제침략기 의병문학'은 이태룡 박사가 의병 연구 40년의 결실이다. 동시에 '개화기'에 맞선 또다른 의병 활동이기도 하다.

'개화기'는 식민사관 용어라면서 이 표현은 일본의 침략과 무력 개입을 근대화의 계기로 포장한다고 지적한다. 국권이 무력으로 침탈되는 과정을 '개화'라는 중립적·긍정적 말로 치환해 그에 맞서 싸운 배달겨레의 항쟁은 주변으로 밀려난다는 것이다. 말과 글이 역사 인식을 담는다는 전제에서 용어를 고쳐야 한다고 밝힌다.


친일문학 사례도 함께 거론한다. 최남선, 이인직의 작품을 반청친일 의도로 쓴 사례로 제시했다. 침략을 미화하거나 왜곡한 문학이 근대문학 출발로 포장된다며, 같은 시기 의병 기록이 문학사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의병문학을 "항쟁의 한가운데에서 남긴 말과 글"로 잡았다. 전투 현장과 조직 운영, 가족에게 남긴 편지, 전사자 추모 글을 한데 묶으며 개인적인 문장을 공동체가 남긴 증언으로 해석한 것이다.

'일제침략기 의병문학'은 10개 부로 구성했다. 각 부는 의병 기록이 쓰인 목적과 문서 기능을 기준으로 묶였다.


1부 '의병통문'은 의병 조직이 움직이던 소통 문서를 모았다. 통문과 전령이 중심이다. 이런 문서들이 지역과 신분을 넘어 의병 뜻이 전달되는 방식, 행정 언어의 실제를 보여준다고 정리했다.

민용호의 '통문', '창의통문', '강릉부 각지에 보낸 통문'을 소개한다. 권인규가 '예안창의소에 회답한 통문'을 실었다. 곽종석·김도화 등이 참여한 '안동통문'도 있다. 춘천의병소 '전령' 2편이 포함됐다. 노응규는 '김해 아전과 향리에게 명한다'를 남겼다. 심남일은 '군중에 고시한다'를 남겼다. 전해산은 '모든 의진 해산을 급히 알린다'도 남겼다.

2부 '의병격문'은 공개 선언문 성격의 글을 모았다. 항쟁의 명분과 분노, 결의가 집약돼 드러난다.


민용호의 '창의격문', '팔도열읍에 알린다'가 수록됐다. 유인석은 '내외 모든 관원에게 알린다'를 남겼다. 정한용은 '진주창의장, 눈물을 거두고 알린다'를 남겼다. 기삼연은 '호남창의대장이 널리 알린다'를 남겼다. 박용식의 '피를 뿌리며 널리 알린다'도 포함됐다. 노희태의 '죽음이 다가오는데, 참고만 있으랴'도 수록했다.

3부 '의병서간'은 편지다. 의병장과 동지, 관원, 해외 공사, 가족을 향한 문장에서는 항쟁 이면의 고민과 전략, 인간적 고뇌를 엿볼 수 있다.

민용호가 러시아 공사와 영사에게 보낸 글이 있다. 최익현이 '일본 정부에 보내다'를 남겼다. 기삼연이 '대한매일신보사에 보내다'를 남겼다. 전해산은 '부모님께 올리다', '종형에게 후사를 부탁하다', '이토 히로부미에게 보내다'를 남겼다.

4부 '의병일기'는 진중 기록이다. 전투와 이동, 패배와 결단의 과정이 드러난다.

민용호의 '관동창의록', 김하락의 '진중일기', 이병수의 '금성정의록', 노응규의 '무술일기', 전해산의 '진중일기'가 실렸다.

5부 '의병가사'는 노래와 운문 형식이다. 당시 분노, 슬픔, 각오가 민중의 언어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유홍석의 '고 병정가사', 윤희순의 '안사람 의병가 노래', '병정 노래', '의병군가' 등이 실렸다. 김대락의 '분통가'도 포함됐다.

6부 '상소와 조칙'은 조정과 의병이 국가 이름으로 주고받은 공식 문서를 묶었다. 국권 수호와 토적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도 드러난다.

이희 항목 아래 '역적 괴수 6인을 즉각 참수하라', '군대는 환군하라', '대소민인에게 알린다' 같은 조서가 실렸다. 정한용의 '토적거의소', 노응규의 '창의소', 이중언의 '청참오적소', 고광순의 '의병해산 반대소'도 포함됐다.

7부 '의병한시'는 한시를 모았다. 이는 항쟁의 기록이자 정신의 유언이다.

신돌석의 '월송정에 올라', 기삼연의 '절명시', 이은찬의 '순국시'가 실렸다. 전해산의 '옥중시' 4수도 포함됐다.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한시도 별도로 묶였다.

8부 '의병제문'은 전사자와 선열을 기리는 글이다. 그 당시 '우리'가 기억하고 애도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유인석의 '제 장현칠의병', '제 지평삼의병'이 있다. 임병찬의 '제 면암 최익현'이 있다. 기삼연의 '제 조선의사 김익중'이 있다.

9부 '의병만사·비문·축문'은 추모와 기념의 글을 모았다. 개인의 죽음이 공동체 기억으로 옮겨가는 과정으로 저자는 해석한다.

전해산의 '만 면암 최익현 선생', 황현의 '애 무장 의사 정시해'가 있다. 정인보의 '영광사 상향문'도 포함됐다.

10부 '의병전기'는 의병장 생애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이정규가 쓴 '서상렬전', '안승우전' 등이 실렸다. 오준선이 쓴 '고광순전', '기삼연전', '심남일전'도 들어갔다. 기우만은 '호남의사열전', '전해산전'을 실었다. 오동수는 '전해산 행장'을 실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넓게 보면, '식민사관'에 맞서 싸우고 있는 책의 저자인 이태룡 '의병장'의 생애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신간 '일제침략기 의병문학'의 출판사인 미래엔도 독립운동과 밀접하다. 미래엔의 모태인 대한교과서 주식회사의 창업주 우석(愚石) 김기오(1900~1955) 선생은 독립운동가이다. 그는 언양청년단과 신간회 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인천대학교 독립운동사연구소의 포상신청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미래엔은 2021년 인천대와 '전국 주요 독립운동가 학술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약 1,000여 명의 독립운동가 공적 자료를 정리해 학습자료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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