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롤랜드 부시 지멘스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대담..."산업용 AI는 전기 같은 혁명"
롤랜드 부시 지멘스 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에서 진행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대담을 나누는 모습 /사진=CES 기조연설 영상 |
HD현대가 글로벌 산업용 AI(인공지능) 혁명의 대표 사례로 CES 무대에 올랐다. 롤랜드 부시 지멘스 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기조연설 이후 진행된 대담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HD현대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산업용 AI의 가장 완성도 높은 사례로 직접 언급했다. 두 CEO는 AI가 과거 전기처럼 산업 전반을 재정의하고 있으며, 그 핵심 인프라로 디지털 트윈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CEO는 기조연설에서 AI의 산업적 의미를 역사적 전환점에 비유했다. 그는 "AI는 지난 세기에 전기가 그랬던 것처럼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증기기관이 사회를 바꾸는 데 60년, 전기가 30년, 컴퓨터가 15년이 걸렸다면 AI는 단 7년 이내에 우리가 의존하는 모든 시스템에 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실험실을 벗어나 물리적 시스템에 들어오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황 CEO와의 대담에서 두 사람은 산업용 AI의 실증 사례로 HD현대를 꼽았다. HD현대는 선박 전체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옮긴 '완전한 디지털 트윈'을 구현했다. 황 CEO는 "디지털 트윈으로 선박 전체를 구현했다"며 "모든 나사와 볼트 하나하나까지 다 들어 있다"고 말했다.
부시 CEO는 조선 산업의 구조적 특수성을 짚었다. 선박 건조는 표준화된 대량 생산이 아니라, 고객 요구와 운항 조건에 따라 매번 다른 해답을 요구하는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선박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은 모두 개별적인 복잡한 시스템"이라며 "실제 건조에 앞서 개별 선박을 어떻게 설계하고 최적화할지 명확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지멘스의 산업용 설계·제조 소프트웨어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연산 기술, 그리고 실사 수준의 가상 환경을 구현하는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하고 있다. 선체 구조뿐 아니라 전자·전기 시스템, 배선, 공정, 작업자 동선까지 하나의 가상 공간에 통합되며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디지털 복제가 구현됐다.
두 CEO는 HD현대 사례가 단순한 설계 시각화를 넘어, 운영 단계까지 확장되는 산업용 AI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황 CEO는 "앞으로는 이 디지털 트윈 선박을 가상의 바다에 띄워 실제처럼 완전히 운항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트윈의 다음 단계로 'AI 물리(AI Physics)'를 제시했다.
황 CEO는 AI 물리에 대해 "물리 현상의 결과를 예측·모사하는 방식"이라며 "기존 물리 시뮬레이션 대비 1만~10만 배 빠른 속도로 수많은 운항 시나리오를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실제 환경과 구분이 어려운 수준의 '디지털 리허설'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HD현대 사례 이후 두 사람의 대화는 산업 전반으로 확장됐다. 황 CEO는 미래 제조 현장을 두고 "공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로봇이 될 것"이라며 "로봇이 로봇을 조율하고,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장 자체가 센서·컴퓨팅·AI로 구성된 자율 시스템으로 진화한다는 의미다. 부시 CEO 역시 산업용 AI가 설계·제조·운영 전반을 동시에 바꾸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HD현대 조선소에서 구현된 디지털 트윈과 산업용 AI 모델은 향후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설계·운영의 표준으로 확장될 수 있는 청사진으로 제시됐다. 두 회사는 EDA, 시뮬레이션, GPU 가속을 서로의 개발과 생산에 적용하며 성능을 다시 끌어올리는 '선순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황 CEO는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는 AI 팩토리를 예로 들며 "이 정도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시설에서는 설계 변경이나 일정 지연이 용납되지 않는다"며 "디지털 트윈 없이 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시 CEO도 "AI는 더 이상 문제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측하고 행동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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