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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미국 서부의 기상 상태를 최대 한 달 뒤까지 기존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복잡한 산악·해안·내륙 지형이 얽혀 예측 난도가 높은 미국 서부에서 성능이 검증됐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시대 고해상도 예보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기존 기상청·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등에서 활용하는 수치예보(NWP) 모델이 약 120km(1.5도) 간격으로 넓게 나눠진 예보 구역 단위로 정보를 제공해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날씨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이어지고 변화하는지를 함께 학습하도록 설계한 ‘3차원(3D) U-Net 기반 AI 예보후처리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오늘부터 예측하려는 날짜까지의 시간 구간(예보 선행시간*)을 하나의 연속된 흐름으로 분석,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초단기·중기(1~10일) 예보의 정보를 바탕으로 그 이후 연장중기*(10~32일) 예보까지 정확도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도록 설계됐다.
즉 기존 수치예보가 제공하는 정보를 단순히 보정하는 수준을 넘어, 시간·공간·지형 특성을 동시에 반영해 더 현실적인 결과를 내도록 만든 것이다.
개발한 AI 모델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예보 자료를 기반으로 약 23km(0.25도) 수준의 고해상도 정보를 생성하도록 학습됐으며, 동시에 수치예보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오차까지 보정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성능 평가 결과, 새 모델은 실제 기상 변화와의 일치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온도의 경우 기상 패턴을 얼마나 잘 맞추는지를 보여주는 상관계수가 기존보다 0.12 높아졌고, 강수 예측에서도 0.18 상승했다. 상관계수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실제 기상 변화와 더 일치하는 지표다. 또한 예측 오차(RMSE)는 온도 기준 약 31%, 강수 기준 약 22% 줄어, 전체적으로 기존 수치예보 대비 큰 폭의 정확도 향상을 보였다.
윤진호(왼쪽부터) GIST 교수, 미국 유타주립대학교 류지훈 박사후연구원, 김희수 GIST 석사과정생.[GIST 제공] |
특히 산악 지형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온도 변화나 해안가에 형성되는 강수 집중 구역, 내륙 농경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국지적 변화처럼 기존 예보 모델이 포착하기 어려웠던 패턴까지 정밀하게 재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형의 영향이 크고 바다와 대기의 상호작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역에서, AI 기반 보정 기술이 기존 수치예보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런 방식 덕분에 모델이 차지하는 메모리가 줄고 계산 시간도 크게 단축돼 고가 장비가 아닌 일반적인 GPU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즉, 대규모 AI 기상예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에 예측 능력을 먼저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또한 추가 학습만 더하면 전 세계 어느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을 만큼 확장성이 높아 산업적·학술적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진호 교수는 “기후변화로 예측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 모델이 만들어 낸 결과를 AI로 한 번 더 보정해 정확도를 높이는 ‘후처리 기술’은 수치예보의 한계를 보완하는 유력한 해법이 될 것”이라며 “특히 지형과 지역성이 복잡한 미국 서부 지역 사례에서 보듯, AI는 고해상도 지역 예보를 구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측 정확도는 높이고 계산 부담은 줄여 운영 효율성까지 끌어올린 기술이기에 산불·홍수·가뭄 등 기후 재난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연구재단 ‘AI기반미래기후기술 개발 원천연구사업’과 기상청 ‘가뭄특이기상센터’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Geoscientific Model Development’에 1월 5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