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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FAFO 또는 TACO, 트럼프의 두 얼굴

연합뉴스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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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스타그램 캡처]

[백악관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체포·압송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지난 3일. 미국 백악관은 공식 SNS 계정에 섬뜩한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인데, 사진 밑 부분에 'FAFO'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있다. FAFO는 '까불면 다친다'(F**k Around and Find Out)라는 의미의 미국 속어다. 백악관은 사진과 함께 '더 이상 게임은 없다(No games). FAFO'라는 글을 올렸다.

누구를 향한 경고인가. 마두로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데 이의는 없다. 마두로 체포는 미국에 마약유통 차단, 석유자원 확보 등을 노린 포석이라지만, 무엇보다 큰 효과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거나 반항하는 국가나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경고다. 건조한 흑백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의 굳은 표정, 혼자 계단을 오르는 동작, 공식 문서나 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속어는 단순 간결한 메시지를 숨기지 않고 직설적으로 내뿜는다.

이 사진은 작년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부산 김해국제공항이 배경이다. 원래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양자회담 개최 소식에 사용했던 사진이다. 미국의 앞마당인 베네수엘라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위해 일부러 이 사진을 고른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중국과 러시아뿐이랴. 콜롬비아, 쿠바 등 반미 중남미 정권은 물론 북한과 이란에도 무거운 메시지가 던져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는 조롱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관세정책의 부작용이나 중국과의 무역전쟁, 미국 내 경기침체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 등에 굴복해 막판 한발씩 물러서곤 했던 트럼프는 이란 공습이나 마두로 체포로 '파워'를 과시한 트럼프의 모습과 다른 것인가. 한발 물러서는 'TACO'와 무력으로 도전자를 제압하는 'FAFO'중 트럼프의 진짜 얼굴은 어떤 것인가.

한번 더 생각해보면 트럼프의 TACO와 FAFO는 사실 상반된 모습이 아니라 일맥상통하는 트럼프 시대의 현상이다. 복잡한 국제정치와 지정학적 이론을 대입할 필요도 없이, 트럼프 시대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핵심 키워드는 '국익'이다. 국제 질서와 규범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규범은 헌신짝으로 만들며, 힘을 통해 자국 이익을 위한 규범을 만들어가는 시대다. 하지만 스스로 밀어붙이던 정책도 그 부작용으로 자신의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면, 또는 더 큰 이익을 얻어낼 수 있다면 물러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두 가지 모습 다 미국의 이익, 트럼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계산된 전략의 양면일 뿐이다. 무력을 동원해 이웃 국가원수를 순식간에 잡아가는 트럼프보다, 이익을 위해 멈추고 물러설 줄 아는 트럼프가 더 두렵고 강해 보인다.

hoonkim@yna.co.kr

미국 국무부 엑스 계정.

미국 국무부 엑스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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