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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스타셰프 간편식'의 진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다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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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보증 수표 된 '셰프 간편식'
셰프 이름과 이미지만 빌려주기도
트렌드 넘어 미식의 대중화 이끌까


'흑백요리사2' 포스터 일부/사진=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포스터 일부/사진=넷플릭스


시즌2가 방영 중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인기 덕에 셰프를 향한 대중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방송 속 셰프들의 요리를 보며 "나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텐데요. 이에 유통업계에는 스타 셰프 이름을 내건 간편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유명 셰프의 메뉴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셰프 협업 제품은 어느새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셰프 협업 간편식이 모두 '셰프의 손맛'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셰프가 메뉴 개발과 검증에 직접 참여한 경우와 이름만 빌린 라이선스 상품이 공존하기 때문이죠. 같은 셰프 협업 간편식이라도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결과물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셰프 참여형 vs IP 활용형

업계에 따르면 셰프 간편식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하나는 셰프가 레시피 설계와 맛 검증에 직접 관여한 제품, 다른 하나는 셰프나 외식 브랜드의 이름(IP)만 활용한 상품입니다.

셰프 참여형 제품은 레스토랑 메뉴를 간편식에 맞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셰프의 의견이 강력하게 피력되는데요. 메뉴 선정, 재료 선택, 맛의 기준 설정, 최종 시식 등을 거쳐 '레스토랑 맛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렇게 셰프가 진두지휘해서 나온 제품들은 '셰프 레시피를 토대로 상품화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셰프 간편식 관련 이미지/사진=챗GPT

셰프 간편식 관련 이미지/사진=챗GPT


반면 국내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출시되는 셰프 간편식 중에서 셰프의 실제 참여 범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제품은 셰프 이름이 적혀 있지만 메뉴 개발 과정에서 셰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셰프는 메뉴 개발 전 과정에 관여하기보다 레시피 사용권이나 브랜드 이미지 제공에 집중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IP 라이선스형 간편식'으로 분류하는데요. 실제로 제품 패키지나 상세 페이지를 살펴보면 '셰프가 개발했다'는 표현 대신 '셰프와 함께했다', '셰프가 인정했다'는 식의 모호한 문구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셰프가 단순 모델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셰프 이름을 쓰는 간편식 중 상당수는 제조사 R&D 조직이 레시피를 만들고, 셰프는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는 구조"라며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소비자가 기대하는 '셰프의 손맛'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간편식의 한계

셰프의 레시피를 가져와도 간편식에서 구현할 수 있는 맛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대량생산'과 '가격 장벽' 때문인데요. 간편식은 일정 물량 이상을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레시피 역시 대량생산에 맞게 단순화될 수밖에 없는데요. 재료 손질 과정이 복잡하거나 숙련도가 필요한 조리법은 적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원재료 비용까지 고려해야 하다 보니 셰프가 매장에서 구현하던 맛을 그대로 옮기는 데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발 빠르게 셰프 협업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GS25는 에드워드 리 셰프, CU는 권성준 셰프, 세븐일레븐은 최강록 셰프와 협업한 간편식을 출시했습니다. 이마트24는 '셰프의 킥' 시리즈를 통해 손종원, 최현석, 여경래 셰프 등과 다양한 간편식을 내놓았습니다.


에드워드 리 셰프 컬래버 상품 이미지/사진=GS25

에드워드 리 셰프 컬래버 상품 이미지/사진=GS25


다만 편의점 상품 특성상 가격대를 높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셰프 협업 간편식은 3000~6000원 선에서 가격이 책정됩니다. 하지만 이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이 불가피합니다. 결국 편의점 간편식 특유의 가격 구조가 소비자 기대와의 간극을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셰프 얼굴과 이름을 보고 구매했지만 기대했던 맛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SNS에는 "방송에서 보던 셰프 요리를 기대했는데 일반 간편식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셰프 이름값만 더 얹은 느낌이었다"는 평가도 종종 등장합니다.

이 때문에 셰프 입장에서도 간편식 개발은 타협의 연속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맛의 깊이를 살리기 위해 공정을 늘리면 가격이 올라가고 가격을 낮추면 구현할 수 있는 맛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죠. 한 셰프는 "간편식은 요리를 단순히 줄이는 작업이 아니라, 제한된 조건 안에서 맛의 핵심만 남기는 작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셰프 얼굴

이 같은 경험이 누적되면서 최근에는 셰프들 역시 간편식 협업에 한층 더 신중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제품 완성도가 곧 셰프 개인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품질에 대한 평가는 셰프 본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최근 출시되는 셰프 간편식은 기획 단계부터 셰프가 깊이 관여하며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SSG닷컴은 총 28종의 셰프 협업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SSG닷컴에 따르면 제품 하나가 탄생하기까지는 셰프 섭외부터 제작까지 평균 3~4개월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셰프가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해 원재료 선택부터 양념까지 세밀하게 조율하기 때문이죠. 컬리도 정지선 셰프, 파브리 셰프 등과 끈질긴 조율 끝에 완성도 높은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임태훈 셰프 짜장면 중식 캠핑 밀키트/사진=하우스모드

임태훈 셰프 짜장면 중식 캠핑 밀키트/사진=하우스모드


웨이크버니와 협업한 '포노 부오노'는 건면 위주의 기존 밀키트 시장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생면을 도입했습니다. 생면을 사용하면 소스가 깊게 배어들고 쫄깃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식 브랜드 '철가방요리사' 역시 공정의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라드유(돼지기름) 사용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임태훈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인 '철가방요리사 짜장면'의 녹진한 풍미를 구현하기 위함이죠. 이 같은 품질에 대한 고집은 곧 시장 반응으로 이어졌습니다. 철가방요리사 제품은 컬리 출시 직후 일주일간 신상품 랭킹 1위를 기록했습니다.

셰프 간편식은 이제 하나의 고정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셰프 간편식의 긍정적 효과도 분명한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셰프의 요리를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으로 경험할 수 있고 셰프에게는 자신의 요리를 더 넓은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됩니다.

최근 '간편식 안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맛'을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성숙도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셰프 간편식이 일회성 흥행을 넘어 미식을 일상으로 확장하는 하나의 식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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