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설치한 태양광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의 한 민간 건물 옥상에 작업자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지난해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발전 설비의 약 60%가 ‘건축물 지붕'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엔 산지 중심으로 태양광 설비가 세워져 일각에서 ‘산림 파괴’ 주장까지 나왔었는데, 이젠 도시와 건축물 중심으로 보급되면서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해 지역에서 소비) 전력수급 체계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6일 한겨레가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받은 ‘국내 태양광 입지별 보급현황표’를 보면, 2025년 새로 보급된 태양광 설비 3753메가와트(㎿) 중 ‘건축물’ 태양광이 2193㎿(58.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농지’ 태양광 856㎿(22.8%)가 세워졌고, ‘일반부지’ 태양광 421㎿(11.2%), ‘수상’ 태양광 152㎿(4.1%)도 새로 설치됐다.
일각에서 ‘산림 훼손’ 지적이 나왔던 ‘산지’ 태양광의 설치용량은 131㎿(3.5%)로, 이전보다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만 해도 산지 태양광 보급 비중은 40%로 여러 입지 가운데 가장 컸는데, 2020년께 30% 벽이 허물어진 뒤 2022년에는 12%까지 비중이 급감했다. 내란으로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뒤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산 태양광이 산림을 파괴할 것”이라 주장했는데, 이미 그때엔 산림 태양광 비중이 3%대로 급감한 상황이었다.
반면 건물 태양광의 설치 비중은 2017년 20%를 돌파한 뒤 2021년 약 30%, 2023년 약 4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논과 밭을 활용하는 농지 태양광도 2020년 이후 20~30%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추세다. 수상 태양광 보급량은 지난해 152㎿(4%)였는데, 수자원 관리·규제 등의 원인으로 비중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산지 태양광이 줄고 건물 태양광이 늘어난 배경에는 ‘신재생공급인증서’(REC)의 가중치 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신재생공급인증서(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했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로, 같은 태양광 패널이라도 어디에 설치했는지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다. 가중치가 1.5라면 1㎿ 전력을 1.5㎿로 인정받는 등 전기 판매 수익이 최대 3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 산림 훼손 등의 우려로 산지 태양광의 가중치는 2018년 0.7, 2021년 0.5 등으로 축소된 반면 건물 태양광의 가중치는 2021년 이후 최대 1.5까지 늘면서, 두 설비의 비중 순위도 자연스럽게 바뀐 것이다.
건물 태양광에 높은 가중치를 주는 이유는, 이것이 지산지소형 전력 시스템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외진 곳에 발전소를 세운 뒤 송배전망을 깔아 전기를 옮기는 중앙집중형 발전과 달리 전력 수요가 많은 도시 건물에 직접 전력 설비를 세우는 분산형 전원 체계의 대표 모델이다. 전력의 현장 소비가 가능해 송배전망 설치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규모 부지 대신 개인 소유 건물 등에 설치한다는 특징 때문에 입지 갈등도 적은 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태양광산업과는 “공장 건물과 공영주차장 등 기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곳에 태양광 설비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전력 소비 지역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연계될 경우 도시형 에너지 플랫폼의 핵심 요소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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