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해외로 튄 범죄자 1000명 넘어… 30%는 캄보디아서 ‘숨바꼭질’

조선일보 이기우 기자
원문보기
작년 도피범 1249명… 31% 급증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하거나 해외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규모가 처음으로 연 1000명을 넘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국경 빗장’이 풀린 데다 최근엔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범행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범죄가 ‘디지털·비대면화’되면서 한국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범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찰청이 6일 발표한 작년 해외 도피 사범 숫자는 1249명으로 2024년(951명)보다 31.3% 증가했다. 경찰은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피의자와 해외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합쳐 ‘해외 도피 사범’으로 집계한다. 2021년 953명이었던 도피 사범은 코로나 여파로 2022~2023년 500명대로 줄었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다시 급증하고 있다. 도피 사범이 1000명을 넘어선 것은 경찰 통계 작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범죄 전문가들은 도피 사범 급증의 원인으로 ‘범죄의 국제화’를 꼽는다. 과거엔 살인·강도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뒤 처벌을 피하려고 해외로 밀항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해외에 둥지를 트는 ‘기업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를 봐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주식 투자 열풍을 악용한 불법 투자 리딩방 사기, 연애를 가장한 사기 행각을 뜻하는 로맨스 스캠 같은 ‘사이버 금융 범죄’ 피의자가 대부분이었다. 사기가 757명으로 60.6%였고 사이버 도박(141명·11.3%)이 뒤를 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 등 보안 메신저와 가상 화폐를 이용하면 해외 리조트의 방 안에서도 한국인을 상대로 수십억 원을 갈취할 수 있는 범죄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국제 범죄 조직이 몰려 있는 캄보디아가 도피 사범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해외로 도피한 1249명 중 399명(31.9%)이 캄보디아로 도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024년(123명)과 비교할 때 1년 만에 도피 사범 숫자가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 수년간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중국(254명)을 제쳤다.

캄보디아는 수년간 부패한 정부 조직과 부족한 경찰력, 중국 자본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으로 인해 중국계 범죄 조직의 근거지로 떠올랐다. 중국 공안의 단속이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치안이 부실하거나 행정 공백이 있는 국가로 범죄 거점을 옮기는 ‘풍선 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한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 통장 모집책 꼬임에 넘어간 대학생이 현지 범죄 조직에 고문당하다 사망하면서 캄보디아 현지의 범죄 조직 실태가 알려졌다. 정부는 대표단을 급파해 현지에 검거돼 있던 한국인 범죄자 64명을 지난해 10월 송환했다. 또 캄보디아 현지에 7명 규모 ‘코리아 전담반’을 설치해 현지 경찰과 합동 작전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달 초에는 캄보디아 포이펫에서 26억원 규모 로맨스 스캠 범죄를 저지른 조직 총책 및 조직원 15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그달 18일에는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지대 인근의 범죄 조직을 급습해 한국인 26명을 검거했다. 이렇게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검거된 한국인 범죄자는 263명이었다.

경찰은 검거한 해외 도피 사범의 국내 송환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망친 범죄자를 잡아오는 차원을 넘어, 해외 정부와 인터폴 등과 공조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범죄를 벌이는 해외 범죄 카르텔을 해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기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평양 무인기 의혹 재판부 기피신청
    평양 무인기 의혹 재판부 기피신청
  2. 2김병기 의혹 해명
    김병기 의혹 해명
  3. 3케데헌 골든글로브 2관왕
    케데헌 골든글로브 2관왕
  4. 4미쓰홍 박신혜
    미쓰홍 박신혜
  5. 5트럼프 베네수엘라
    트럼프 베네수엘라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