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풍성한 해이다. 밀라노 동계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북중미 월드컵에 이어 가을에 아시안게임도 열린다. 2월 초에 시작되는 밀라노 동계 올림픽이 더 가까운 미래이나, 스포츠 팬과 미디어의 관심은 6월에 개막하는 FIFA 월드컵과 3월에 열리는 WBC에 가 있다. 1월 9일에 소집될 WBC 한국 대표팀의 1차 캠프 명단에 현역 메이저리그(MLB) 투수가 한 명도 없는데, 일본은 선발 전원이 MLB 투수로 꾸려질 수도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류현진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하는 게 여러모로 선수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야구는 경험이고 배짱이다. 경험과 자신감 모두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열정이 아닐까. 누가 더 야구를 사랑하나.
어릴 적, 집 근처의 공터에서 야구를 했던 남자 친구에게 “야구를 제일 좋아하는 애가 포수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포수가 얼마나 힘든 포지션인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만도 힘든데, 자기 몸을 향해 날아오는 빠른 공을 받아내려면 다치는 걸 피할 수 없다. 다른 애들은 포수를 하려고 하지 않아, 포수가 없으면 게임을 할 수 없으니까, 할 수 없이 야구를 제일 좋아하는 아이가 포수가 된다니. 그래서 어느 팀이든 포수들이 타율은 높지 않더라도 결정적인 한 방을 치는구나, 싶었다.
작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김영웅 선수가 홈런을 치자 삼성 덕아웃에서 가장 기뻐한 선수가 포수 강민호였다. 크게 환호하며 동료를 껴안고 자기보다 18살 어린 김영웅에게 90도 허리 숙여 인사하던 강민호 선수. 이기든 지든 팬들은 이런 모습에 감동하며 열정의 순간을 기억한다. 2025 프로야구 우승컵은 LG트윈스가 들어 올렸지만, 야구 팬인 내게 가장 기억에 남은 포스트시즌 장면은 김영웅의 연타석 홈런과 강민호의 환호였다.
어릴 적, 집 근처의 공터에서 야구를 했던 남자 친구에게 “야구를 제일 좋아하는 애가 포수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포수가 얼마나 힘든 포지션인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만도 힘든데, 자기 몸을 향해 날아오는 빠른 공을 받아내려면 다치는 걸 피할 수 없다. 다른 애들은 포수를 하려고 하지 않아, 포수가 없으면 게임을 할 수 없으니까, 할 수 없이 야구를 제일 좋아하는 아이가 포수가 된다니. 그래서 어느 팀이든 포수들이 타율은 높지 않더라도 결정적인 한 방을 치는구나, 싶었다.
작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김영웅 선수가 홈런을 치자 삼성 덕아웃에서 가장 기뻐한 선수가 포수 강민호였다. 크게 환호하며 동료를 껴안고 자기보다 18살 어린 김영웅에게 90도 허리 숙여 인사하던 강민호 선수. 이기든 지든 팬들은 이런 모습에 감동하며 열정의 순간을 기억한다. 2025 프로야구 우승컵은 LG트윈스가 들어 올렸지만, 야구 팬인 내게 가장 기억에 남은 포스트시즌 장면은 김영웅의 연타석 홈런과 강민호의 환호였다.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때로 이 경기는 틀렸다는 감(感)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을 다하고,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이 운동선수들의 숙명이다. 왜? 팬들이 보고 있으니까. 나는 나를 포기했어도 팬들은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면 기적이 일어나 1루에서 세이프가 선언되고 뒤에 안타가 터져 경기가 뒤집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마치 내가 책이 안 팔릴 걸 알면서도 신간을 준비하듯이, 이번 생은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가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아야 하듯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을 새해에도 보고 싶다.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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