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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엑스레이] [103] 정치판 가면 거덜날 사주

조선일보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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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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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마다 사주를 본다. 재미로 본다. 돈 내고 보지는 않는다. 인터넷으로 본다. 요즘은 인공지능(AI) 사주가 인기다. 용하다고 소문이 났다. 인공지능이 직업을 위협하는 시대다. 나 같은 글쟁이는 위기다. 사주쟁이도 위기일 줄은 몰랐다. 사주쟁이 여러분 사주는 어떤지 궁금하다.

꼭 정치수가 나온다. 어머니가 보는 사주에도 정치수가 매년 나온다. 어머니는 매년 말한다. “아들은 장관 할 사주라는데.” 나는 답한다. “집안 거덜 낼 사주라는 뜻이네.” 어머니는 말한다. “거덜 안 내는 정치인도 있던데.” 그런 정치인도 있긴 하겠다. 청문회장에서 코인 거래를 해 한몫 챙긴 양반처럼 말이다.

청문회가 문제다. 나는 청문회를 아름답게 통과할 자신이 없다. 기억나는 죄는 없다. 인간의 기억은 믿을 게 못 된다. 이혜훈 장관 후보자는 10년 전 전화 한 통에 발목을 잡혔다. 보좌진에게 “널 죽였으면 좋겠다”고 난리를 친 녹취가 공개됐다. 이혜훈은 기억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스로 사소하다 생각하는 과거의 행동은 언제나 돌아와 뒤통수를 친다.

얼마 전 영화감독 마이크 빈더가 팟캐스트에서 할리우드 뒷담화를 하나 공개했다. 2006년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각본을 작업하고 있었다. 주연 후보는 벤 애플렉이었다. 스필버그는 거절했다. 벤 애플렉이 파티장에서 스필버그 어린 아들을 수영장에 집어던져 울린 적이 있다는 것이다. 빈더가 “캐스팅이랑 뭔 상관이죠?”라고 물었다. 스필버그는 답했다. “그 친구 너무 차가워.”

인품 탁월하기로 유명한 영화감독도 이토록 개인적인 이유로 함께 일할 사람을 판단한다. 한 인간의 경력은 능력만으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과거의 사소한 행동이 쌓이고 쌓여 경력을 빚어 올린다. 혹은 무너뜨린다. 그러니 새해에는 우리 모두 사소하게 친절하자. 참고로 인공지능이 본 내 사주는 “정치수는 있는데 정치판 들어가면 망가질 사주”란다. 그런 소리는 나도 하겠다. 물론 나도 할 것 같은 평범한 소리가 언제나 진실이다.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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